강릉 물류센터 건설, 강남구 빌딩 매입, 남양주 도시재생 준비…인맥과 회사 따라가니 유동규와 연결고리도
#남욱 변호사의 부동산 쇼핑
남욱 변호사가 실소유한 천화동인4호는 2020년 6월 엔에스제이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엔에스제이(NSJ)는 남 변호사의 아내 정 아무개 전 문화방송(MBC) 기자의 이니셜을 거꾸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남 변호사는 2020년 12월 엔에스제이에셋을, 2021년 1월에는 엔에스제이피엠을 설립했다. 세 회사 모두 ‘엔에스제이’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엔에스제이홀딩스 측은 정확한 지분 관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 회사는 모두 부동산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엔에스제이피엠은 올해 2월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에 있는 물류단지 내 부지를 매입한 뒤 물류센터를 지었다. 부지 규모는 1만 1170.2㎡(약 3379평)로 LX판토스가 지난 8월 이곳에 입주했다. 이 물류센터 부동산등기부에 지난 9월 13일자로 채권최고액 59억 64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남욱 변호사는 8월 말까지 국내에 체류하다 추석 전인 9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 근저당권 설정 시기와 맞물린다.
LX판토스 관계자는 “최근 강원도 지역 수요가 늘면서 기존 물류창고가 비좁아졌다”며 “새로운 물류센터를 알아보고 있는 와중에 엔에스제이피엠 측에서 제안이 왔고, 우리가 원하는 스펙을 요구하자 엔에스제이피엠이 그에 맞게 물류센터를 건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4월에는 엔에스제이피엠이 서울시 강남구 한 건물을 300억 원에 매입했다. 이곳에는 주유소와 4층 규모 근린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 해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엔에스제이피엠에 강남구 건물을 매각한 사람은 박 아무개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다. 검사 출신의 박 변호사는 2001년 변호사로 개업한 후 2015년 법무법인 강남에 합류했다.
남욱 변호사의 부동산 사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올해 7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소재 부동산 업체 더썬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남양주도시공사는 현재 금곡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더썬도 이와 관련된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욱 변호사의 인맥 살펴보니
남욱 변호사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인맥을 활용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경우 법무법인 강남에서 같이 근무했던 조현성 변호사를 통해 투자자금을 유치했고,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했다. 또 과거 다른 부동산 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정영학 회계사에게 사업계획서 작성을 맡겼다.
남욱 변호사의 부동산 사업에는 이들 외에도 여러 이름이 등장한다. 2020년 8월, 엔에스제이홀딩스 사내이사를 맡았던 김 아무개 씨와 이 아무개 씨가 사임하고, 남욱 변호사가 유일한 사내이사(사실상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중 이 씨는 과거 남 변호사가 개인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현재 엔에스제이피엠 사내이사와 아이오플렉스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아이오플렉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설립한 유원홀딩스와 같은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유 전 본부장 관련 회사로 거론된다.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본부장과의 연결고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엔에스제이홀딩스, 엔에스제이에셋, 아이오플렉스, 세 회사는 지난 9월 사무실을 서울시 서초구에서 강남구 C 빌딩으로 옮겼다. C 빌딩의 소유주는 유 아무개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식회사 아이디에셋이다. 유 씨는 이 씨와 제주도 아파트와 용인시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어 가족 관계로 추정된다. 공교롭게도 유 씨와 이 씨가 공동소유한 제주도 아파트는 천화동인6호(현 조앤컴퍼니스) 실소유주인 조현성 변호사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주소지를 뒀던 곳과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해 있다.
남욱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더썬 창립자는 박 아무개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 대표다. 박 대표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더썬 대표를 맡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는 2019년 설립된 부동산개발공급·자문용역 업체로 지난해 매출 104억 원, 영업이익 79억 원을 거뒀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80%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진행하는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시행사 (주)한강시네폴리스개발 지분 48%를 갖고 있다. 설립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셈이다.
일요신문은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에 박 대표와 남욱 변호사의 친분 관계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미국으로 떠난 남욱 변호사, 남은 흔적은?
일요신문이 10월 7일 엔에스제이홀딩스 사무실이 위치한 C 빌딩을 찾아가보니 이곳에는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엔에스제이홀딩스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인테리어 공사 업체에 엔에스제이홀딩스와 관련해 질의했지만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현재 남욱 변호사 가족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전까지 남 변호사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자이아파트에 거주했지만 화천대유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포자이아파트에 있는 짐을 모두 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애초에 해당 반포자이아파트는 남 변호사가 아닌 안 아무개 씨와 강 아무개 씨의 공동소유였고, 남 변호사는 월세로 거주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의 신병확보를 위해 여권 무효화 등의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무효화 후에도 남 변호사가 귀국하지 않으면 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요청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범죄인 인도청구 절차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며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경찰은 지난 9월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김만배 씨와 이한성 천화동인1호 대표 등 9명을 출국금지했지만 남 변호사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경찰의 초기 수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0월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초기 판단이 잘못된 점에 대해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의로 덮으려는 시도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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