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새벽 미라클 작전이 시작됐다. 이번 작전은 '미라클(기적)'이라는 작전명과 같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카불 공항은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혼란이 계속됐고 아프간 기여자들은 무장한 탈레반들의 감시를 피해 공항 안으로 진입해야 했다.
우리가 구출해야 했던 아프간 기여자들의 인원은 약 400여 명에 이르렀다. 이토록 어려운 상황을 뚫고 전 세계를 위한 훌륭한 본보기라고 찬사를 받았던 '미라클 작전'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금껏 방송에서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작전에 투입된 공군과 아프간 대사관 직원이 가까스로 기록해낸 영상을 공개한다. 미라클 작전의 생생한 현지 기록 영상, 더불어 이번 작전의 숨은 주역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적과도 같았던 그 밤을 재구성해본다.
8월 15일 아프간 한국 대사관에서는 조회 중에 탈레반의 카불 입성 소식을 듣게 된다. 이후 한국 대사관은 철수 명령에 따라 황급히 아프간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차마 함께 피신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아프간 현지 직원들이었다.
당시 김일응 참사관은 현지 직원들에게 "꼭 다시 돌아와 데리고 가겠다"라는 약속을 남긴 채 카불을 빠져나갔다.
탈레반 점령 후 카불 시내는 더욱 혼란해져 갔다. 대사관에서 일하던 현지인 직원을 비롯한 한국 정부 조력자들은 탈레반의 눈을 피해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악화하는 상황 속 우리 대사관은 조력자들을 구출해 낼 수 있었을까.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둔 미라클 작전 뒤에는 우리 대사관에 어떤 노력이 숨어있었을까.
한국 대사관 측에서 데려오고자 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대사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및 직업훈련원 등에서 근무하며 우리 정부의 아프간 재건 사업을 지원해온 사람들이다.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가 발표된 후 탈레반은 본격적으로 아프간 점령에 나선다.
2015년 한국인 의료진이 철수한 후 병원을 지켰던 아프간 기여자들 가운데 탈레반에게 총격을 당하는 등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9년 탈레반의 폭탄테러로 인해 바그람 한국병원 건물은 폭파되었고 해외협력자를 겨냥한 테러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현재 충북 진천에 머무는 아프간 기여자 세디키 씨를 어렵게 만나 볼 수 있었다. 외국에 협조했단 이유로 폭탄테러를 당한 적 있는 세디키 씨는 탈레반 정부 하에선 본인과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세디키 씨가 아프간 탈출을 결심한 순간부터 탈레반군에 눈을 피해 도망 다니며 미라클 작전에 따라 공항 검문소를 통과해 한국 요원들을 만나는 순간까지의 여정은 '다큐 인사이트'에서 공개된다.
24일 공군 수송기가 이송 작전을 위해 카불로 출발했지만 26명의 아프간 기여자만이 공항 안에 도착해있었다. 400여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공항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아프간 기여자들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탈레반군은 계속 기여자들을 들여보내 주지 않고 있었다.
아프간 기여자들이 들어오기로 한 시간이 계속 지연되는 동안 우리 군에는 자살 폭탄에 대한 첩보가 들어온다. 또 그날 밤 탈레반 정권은 아프간인의 탈출 금지 명령을 발표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 기여자들이 들어올 차례를 앞두고 갑자기 공항 주변에서는 총성과 함께 섬광탄이 터지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 우리 군은 어떤 방법으로 미라클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었을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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