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입사 김남호 씨 반전 스토리…HUG ‘3무 채용 시스템’ 역할 주목
김남호 씨의 가정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졌다. 상가 분양 사기를 당하면서 한 순간에 취약계층이 됐다. 김 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병행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 자동차회사 하청업체 용접 기능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금융 공기업 입사라는 꿈이 있었다. 3년간 하루 14시간씩 근무하며 주경야독으로 각종 자격증과 회계, 사무 실무를 배웠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련은 이어졌다. 회사가 어려워져 정리해고를 당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삶, 그는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금융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고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1년 간 입사 필기시험을 준비했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김 씨가 취업을 준비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중됐다. 그 보다 그를 위축시켰던 것은 자신감 부족이었다. 경쟁자에 비해 나이도 많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성적 역시 좋지 않았다. HUG가 소재한 부산이거나 서울 수도권 출신이 아닌 지방 소도시 출신이었던 그에게 유리한 배경이 될 만한 것은 없었다. 필기시험을 합격하고도 '과연 나 같은 사람이 최종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떠나질 않았다.
삶의 벼랑 끝에서 그의 노력은 비로소 빛을 발했다. HUG 고졸 채용 과정은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1차 역량면접과 2차 심층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김 씨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저희 가족이 겪은 분양 사기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면서 “이런 피해가 더는 없도록 국민의 주거복지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HUG의 일원이 돼 공적 역할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호 씨는 본인이 원했던 대로 임대보증금반환보증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같은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HUG의 대표적인 보증 상품에 대한 실무를 익히게 된다.
김 씨의 입사는 HUG만의 학력, 나이, 지역을 철폐한 3무(無) 채용 시스템 속에 이뤄졌다. HUG는 올해 신입사원 86명 중 9명을 고등학교 졸업자로 채용했다. 직무 평가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채용 과정 전반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강화해 차별적 요인을 배제하고 있다. HUG는 2015년도 공사 전환 이후 고졸 채용 외에도 지역인재, 장애인 유공자 등 사회형평적 채용 분야에서 정부기준을 7년 연속 100% 초과 달성했다.
고졸 채용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입사 이후의 불합리한 처우에 있다. HUG는 고졸 직원의 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하고 능력 있는 직원의 승진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고졸 사원으로 입사해 인사처에서 근무하는 차민경 선임주임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그는 영업부서에서 보증상품 관련 실무 능력을 키우고 본사 성과재무처에서 재무·회계 관리 능력까지 두루 경험하면서 주요 부서에 배치됐다.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던 2017년에는 HUG의 대표적 서민주거안정 상품인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여하고 야간 학위과정으로 중앙대 지식경영학사를 올해 이수했다.
차민경 선임주임은 “실무를 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싶었던 금융 및 경영 분야를 학습하면서 업무능력이 향상됐고, 학비를 회사로부터 전액 지원받아 애사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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