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논란 이어 자녀·인척까지 대장동 특혜 의혹…법조계 “너무 돈 쫓다보니 터진 문제”
박 전 특검은 검사 시절 기업들 수사에 두각을 드러내며 저승사자로 이름을 날렸다. 꽃길만 걷기도 했다. 대검 공안기획관, 청와대 사정비서관, 서울지검 2차장검사 등을 지냈고 2005~2007년 특수부 검사의 꽃이라 평가받던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역임했다. 검찰을 떠난 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로 임명돼 명성을 날렸다. 국회의원 영입 영순위로 언급될 정도로, 국민적인 지지도 받았다.
하지만 그 사이의 처신이 뒤늦게 문제가 됐다. 가짜 수산업자 김 아무개 씨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고 포르쉐 차량을 얻어 탔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뒤늦게 돈을 지불했지만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시비가 불거졌다. 명품 차 자랑밖에 하지 않아 누가 봐도 이상하다던 김 씨였지만 박 전 특검은 호의라며 쉽게 받아들였고, 결국 논란 끝에 박 전 특검은 ‘특검’ 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경찰은 국가권익위원회의 ‘특검은 공직자’라는 유권해석을 받아 기소의견으로 박 전 특검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에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한 중심에 섰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오랜 기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그는 화천대유 자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매달 1000만 원이 넘는 자문료를 챙겼고,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면서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를 저렴하게 분양받아 수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아들 역시 대장동 아파트 분양대행업체 대표가 운영하던 또 다른 회사에 근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박 전 특검 인척인 대장동 아파트 분양 대행업체 대표는 김만배 씨로부터 100억 원을 받기도 했다. 김 씨와 박 전 특검은 “전혀 무관한 정상적 거래”라고 해명했지만, 잇따른 논란에 법조계 시선은 곱지 않다.
익명의 한 검찰 관계자는 “원래 박영수 전 특검이 특검 후보로 거론될 때만 하더라도 ‘워낙 아무나 만나 쉽게 변론을 맡아주곤 해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잡음이 많았다”며 “너무 돈을 쫓다보니 터진 문제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도 “전관이라고 해서 개업을 하면 사기꾼 등이 줄을 서서 만나자고 하고, 친한 척을 하면서 호의를 베풀지만 다 경계를 해야 하는 ‘사기의 연장선상’인데, 이를 모를 리 없는 박 전 특검이 왜 그렇게 쉽게 관여했는지 모르겠다”며 “적어도 특검에 임명된 순간부터는 다시 검사 시절의 강직함을 되찾았어야 하는데 변호사 시장에 물들다 보니 습관을 버리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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