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델타플러스 확산 1일 확진 5만명 사망자도 급증…“전염성 델타보다 15% 높다” 주장 있지만 입증은 안돼
#람다·뮤 등 관심변이도 눈길
한창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며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8, 9월에도 일일 확진자 수는 기대와 달리 폭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문이다. 게다가 8월에는 람다 변이 바이러스, 9월에는 뮤 변이 바이러스 소식이 들려왔다.
남미에서 시작돼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된 람다 변이 바이러스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을 거쳐 최근 일본과 필리핀까지 확산됐다. 람다 변이는 델타 변이만큼 전염력이 강하진 않아 확산세가 빠르진 않지만 치명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다행히 아직 국내에는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 3건의 해외 유입 사례가 확인된 뮤 변이 바이러스는 콜롬비아에서 처음 확인된 뒤 남미와 유럽 등 약 40개국에서 확인됐다. 뮤 변이의 경우 백신 회피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벨기에와 영국 등에서 백신 접종자들이 뮤 변이에 집단감염된 사례가 보고됐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를 ‘우려변이’로 구분하고 있으며 람다, 뮤 변이 등은 ‘관심변이’로 구분하고 있다. ‘우려변이’는 높은 전염력, 백신 효과 약화 등의 위험한 특징이 확인된 변이이며 ‘관심변이’는 우려변이와 같은 위험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검토가 필요한 변이다. 9월 21일 WHO는 관심변이였던 엡실론, 에타, 요타, 카파, 제타, 세타 등 6종의 변이 가운데 엡실론, 에타, 요타, 카파 변이는 한 단계 아래인 ‘감시변이’로 하향 분류했고, 제타와 세타 변이는 아예 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WHO의 조치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분류를 다시 했는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는 주요 변이바이러스(Variant of Concern), 람다와 뮤는 기타 변이바이러스(Variant of Interest)로 분류했으며 엡실론, 제타 등 6종은 아예 변이 바이러스에서 제외했다. 물론 그럼에도 모든 변이에 대한 국내 모니터링은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알파 변이가 200여 개국으로 확산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으며, 남아공화국에서 시작된 베타 변이와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된 감마 변이도 100여 개국으로 확산됐다. 결정타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델타 변이로 엄청난 전염력을 보인 현재 전세계적인 우세종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스러운 변이 바이러스로 규정했던 것은 사실 베타 변이다. 과학 잡지 ‘네이처’는 베타 변이 바이러스를 위중증률과 치사율이 매우 높은 가장 위험한 변종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그렇지만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우세종이 된 7월 이후 베타 변이 바이러스는 거의 검출되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목표치에 다다르고 있지만 델타 변이의 무서운 전파력 때문에 여전히 일일 확진자는 1000명을 넘는 네 자릿수다. 그러나 다행히 백신 접종자들의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상당히 낮아지고 있으며 서서히 일일 확진자도 감소하고 있다. 일상이 회복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작은 어려워졌지만 적어도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는 여력은 생겼다.
다만 더 이상 변이 바이러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냐가 관건이다.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0월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를 초월하는 변이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영국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인 제니 해리스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가 너무 지배적이라 다른 변이들이 멸종되고 있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는 강력한 전염력이 문제지만 치명률과 백신 회피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 어느 정도 백신으로의 통제가 가능하다.
#델타 변이의 파생 변이
문제는 델타 변이의 변이다. 영국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인 크리스티나 파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는 “영국에 최소 12종의 델타 변이가 있고 이 변이들 역시 계속 갈라지고 있다”며 “만약 큰 문제가 될 만한 새로운 변이가 나온다면 델타 변이의 하위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실제로 최근 그런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델타 플러스 변이(AY.4.2)로 현재 영국에서 유행하고 있다. 델타 변이에서 파생된 변이의 일종이라 ‘델타 플러스’라 불리는 AY.4.2는 아직 WHO의 변이 분류에 포함되지도 않은 신생 변이다.
미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제프리 배럿 웰컴트러스트생어연구소 박사와 프랑수아 발루스 런던대 유전자 연구소(UGI) 소장의 말을 빌어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10~15% 정도 더 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라비 굽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알파 변이는 코로나19 원균주보다 전염성이 약 50% 높았는데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보다 약 60% 전염성이 강하다”면서 “델타 플러스 변이가 이보다 더 전염성이 강할지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실제로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10~15% 더 강한 새로운 변이가 등장했다면 전세계가 백신의 힘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프랑수아 발루스 소장은 “델타 플러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염성이 가장 높은 변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델타 플러스에 관한 긴급 연구를 촉구하는 등 전문가들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영국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 명 가까이 발생하는 역대급 재유행에 직면해 있다. 일일 확진자 주간 평균이 4만 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입원환자와 사망자도 급증 추세다. 영국 보건안보국(UKHSA)은 10월 15일 코로나19 변이에 관한 보고서에서 “AY.4.2로 새로 지정된 델타의 하위 계통이 잉글랜드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과학적으로 델타 플러스가 델타 변이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영국 총리실 역시 19일 대변인을 통해 “현재로선 더 쉽게 퍼진다는 증거는 없다”며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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