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국가대표에서 열혈 경찰관으로 변신하기도
[대구=일요신문]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이날 대구경찰청은 '국민을 안전하게, 법집행은 공정하게, 대한민국 경찰입니다'이라는 슬로건으로 제76주년 기념식 행사를 개최하고 유공자 포상을 진행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올해는 삼부자 경찰가족이 탄생하고, 국가대표선수출신이 경찰관이 되는 등 훈훈한 소식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아버지를 보여 경찰관의 꿈을 키웠어요"…삼부자 경찰관 가족
대구에서 삼부자(三父子) 경찰관이 탄생해 화제다.
대구경찰청 수성서 지산지구대 정원식 경위, 수사부 안보수사과 정창현 경사, 동부서 동대구지구대 정성훈 순경이 그 주인공들이다.
아버지인 정원식 경위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현재 32년째 공직 생활 중이다.
첫째아들 정창현 경사는 2013년 8월 임용되면서 대구경찰청 수사부 안보수사과에 근무 중이다.
올해 4월 막내아들이 임용되면서 동부서 동대구지구대 신임 순찰 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특히 정 경위는 올해 영예로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그는 "경찰공무원이 된 두 아들들이 자랑스럽고, 근무 중 어렵고 힘들 때도 많겠지만 사명감 가지고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막내아들 정성훈 순경은 "신임 순경이라 모르는 것투성이고 어려운 점도 많지만, 아버지와 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덕분에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 국가대표 레슬링선수, 형사로 맹활약 중
이색적인 이력의 경찰관도 눈길을 끈다.
동부경찰서 형사과 이동욱 순경은 레슬링 특채 1기로 이제 막 1년 5개월 차인 열혈 새내기 신임 순경이다.
영남대학교 특수체육을 전공해 국가대표 경력 7년, 전국체전 금메달, 세계선수권 및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2018년 경찰청장기 무도대회에서 우승하며 무도특채 경찰관으로 입직했다.
운동선수로 쌓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성실히 근무하며 3개월 전에는 야간침입절도범을 검거하는 등 맹활약 중이다.
이동욱 순경은 "이제는 운동선수가 아닌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국민의 곁에서 신뢰받는 믿음직한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북경찰서 관문파출소에 근무 중인 김해영 순경은 레슬링 무도특채 경찰관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김 순경은 "앞으로 레슬링 국가대표가 아닌 경찰 국가대표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경찰관이 되겠다"고 전했다.
# 태권도 국가대표에서 경찰관으로
태권도 국가대표로 활약하다가 경찰관이 된 사례도 있다.
올해 상반기 무도특채로 입직한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서지은 순경은 전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다. 2015년 국가대표로 활약한 서 순경은 다음해 전지훈련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재활을 하며 자신의 롤모델인 노은실 선수가 경찰이 되어 형사과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찰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서 순경은 "제복의 무게와 책임감으로 모든 상황을 이겨낼 것"이라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다섯 살 조카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 여군장교 출신 경찰관 "딸과 함께 머리카락 기부"
여군장교에서 경찰관이 된 죽전파출소 장혜영 경사는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1기 출신으로 졸업하던 해 여군에 지원, 육군 헌병 장교로 3년간 소대장과 참모직을 수행한 후 제대했다.
적성과 전공을 살려 경찰에 입직해 인천청 중부서 근무 시 군 복무 중 경호업무 경험을 살려 '알사바 OCA회장', '노르웨이 국방장관', '태국 탁신 전 총리' 등 외빈경호 활동을 하며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갖가지 선행들이다. 경찰에 입직함과 동시에 국제구호기구를 통해 해외 아동과 결연을 맺어 현재까지 13년째 후원하고 있으며 71회에 달하는 헌혈기록과 더불어 사후 장기기증도 서약한 상태다.
소아암 환아를 위해 2년여 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백혈병소아암협회, 어머나운동본부에 각 1회씩 총 2회 기부하고 딸과 6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도 기부하는 등 끊임없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헌혈왕 경찰관' 주현 경위 "헌혈 위해 건강관리도"
대구 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소속 주현 경위는 28년간 4만2000㏄나 헌혈을 해 눈길을 끈다. 1992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106차례나 헌혈을 한 셈이다.
주 경위가 지금까지 내놓은 혈액양은 성인 남성의 평균 혈액양이 4∼5ℓ인 것을 감안하면 성인 10명의 혈액을 모두 합친 양과 비슷하다.
주 경위는 깨끗한 혈액을 전달하려 매일 한 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체력을 유지한다. 담배는 전혀 피우지 않고 술도 맥주 한 병이 최대다.
이렇게 모은 헌혈증들은 급히 수혈이 필요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됐다. 주 경위는 2014년 동료 경찰관의 아들이 백혈병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모아둔 헌혈증 30여 장을 내놓는 등 조금씩 기부하는 등 대부분 기부를 했으며 남은 헌혈증도 기부할 곳을 찾는 중이다.
주 경위는 헌혈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01년과 2006년 대한적십자사 헌혈 유공장 은장과 금장을 2020년에는 100회 헌혈자에게 수여하는 명예장을 각 각 수상했다.
한편 21일 기념식 행사에서 김진표 청장은 "시민을 의견을 반영한 '우리의 관심, 다함께 진심, 모두가 안심'이라는 비전으로, 지역사회·유관기관과 함께 힘을 모아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경찰의 존재 이유가 시민 안전에 있음을 잊지 않고, 시민 모두가 '경찰이 있어 안심된다'고 평가하는 그 날까지 더욱 분발하자"고 말했다.
이날 유공자 포상에서는 청문감사인권담당관 최미섭 총경이 녹조근정훈장을, 자치경찰위원회 박동균 사무국장이 대통령 표창을, ㈜글로벌에스피 윤경일 대표가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대구도시철도공사 영업계획부 석상훈 과장이 경찰청장 감사장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서보건 교수가 대구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았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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