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빙자 임신중절 요구 인정, 광고주들 손절, 차기작 줄취소, 위약금 문제까지…떠오르던 로코킹 추락
#추락의 본질은 ‘이미지의 괴리’
10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의 폭로 후 엿새 만에 모든 일이 이뤄졌다. 공식입장의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24시간을 통으로 날려 보낸 김선호와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각각 10월 19일과 20일 뒤늦은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폭로자이자 전 여친인 A 씨의 주장을 사실상 모두 인정했다.
A 씨의 폭로글에서 김선호가 가장 크게 비판 받은 부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임신한 전 여자친구에게 광고 위약금을 포함한 부정적인 미래를 내세우며 임신 중절을 요구한 것, 다른 하나는 이 과정에서 ‘내 요구를 들어주면 2년 뒤 너와 결혼하겠다’고 회유한 뒤 중절 수술을 마친 A 씨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함께 작품을 한 동료 배우들의 뒷담화를 했다거나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내용은 곁가지에 그쳤을 뿐 대중들을 가장 공분케 한 것은 위의 두 사례였다.
이런 김선호의 사생활이 위법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계에서 비교적 빠른 손절에 나선 것은 김선호의 논란과 그동안 그가 내세워왔던 이미지의 심각한 괴리 탓이다. 이제까지 김선호는 로맨스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석 미남은 아니지만 ‘무해한 매력’을 내세워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여자친구에게는 혼인을 빙자해 임신 중절을 요구하고 종국에는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했다는 글을 사실상 전부 인정하면서 기존 이미지가 대거 무너져버렸다.
김정현 ‘가스라이팅’ 논란의 서예지 경우와 비슷하다. 2020년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여주인공 고문영 역을 맡아 짧은 전성기를 만끽했던 그 역시 사생활 문제로 추락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로맨스가 주가 되지 않는 작품에서의 연기력이나 흥행 능력이 보장돼 있지 않는 이상, 로맨스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들을 연애 관련 사생활 논란이 불거져도 캐스팅한다는 것은 판돈을 그냥 다 잃겠다는 도박”이라고 짚기도 했다.
#‘계약 만료’가 도화선? 변죽만 울린 지인의 폭로
김선호와 A 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정체불명의 네티즌도 이 ‘진흙탕’에 가세했다. 폭로글이 올라온 직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이 네티즌은 A 씨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지적하며 이 글이 나오게 된 배경에 소속사인 솔트엔터테인먼트가 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계약 만료를 앞둔 김선호가 다른 소속사로 옮겨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게끔 소속사가 A 씨의 폭로를 방치 또는 지원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 네티즌은 기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겼다며 “10월 25일 많은 진실들을 폭로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의 주장에서조차 사실과 다른 점이 드러나면서 결국 변죽만 울린 채 폭로를 중단했다. 솔트엔터테인먼트와 김선호 사이의의 전속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김선호는 솔트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상태에서 10개의 광고와 차기작 3편의 계약을 체결 또는 논의 중인 상황이었다. 김선호의 논란이 불거지면 솔트엔터테인먼트가 거액의 위약금을 일정 부분 물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리스크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던 것이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만에 하나 이 사람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소속사가 A 씨에게 폭로를 종용시킨 게 아니라면 소속사의 잘못이 뭔지 알 수가 없다”라며 “솔트엔터테인먼트는 ‘갯마을 차차차’ 종영 전주 초까지만 해도 김선호의 인터뷰 일정을 잡고 있었는데 A 씨 폭로는 그 이후에 이뤄지지 않았나. 활동 지원을 하는 동시에 기자들까지 다 적으로 돌리면서 리스크 관리에 손을 놓는다는 모순이 말이 되나”라며 지적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이 네티즌은 10월 22일 새 글을 올려 25일로 예고했던 폭로를 중단한다고 밝히며 “10월 20일 오후 1시경부터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회유와 협박을 받았으며 법무법인을 통해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여러 압박을 받았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것은 그 폭로글 내용 자체에 사건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이고 그 사람(김선호)도 정말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줄줄이 불똥 맞은 차기작·광고 위약금 어쩌나
김선호의 논란으로 그를 캐스팅한 차기작 3편과 10개의 광고들도 줄줄이 불똥을 맞았다. 먼저 오는 11월 촬영이 예정돼 있던 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자 박훈정 감독 연출의 ‘슬픈열대’를 비롯해 2022년 1월 김덕민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도그 데이즈’, 3월 임윤아와 함께하는 ‘2시의 데이트’에 모두 출연이 무산됐다. 또 그가 2019년부터 고정 출연 중인 KBS2 예능 ‘1박 2일 시즌 4’도 김선호의 하차를 공식 결정했다.
광고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20년 tvN 드라마 ‘스타트업’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김선호에겐 광고계의 러브콜이 쏟아졌었다. 올 한 해에만 에디션 센서빌리티(남성의류), 신한 MyCar, 라로슈포제, 캐논, 나우(아웃도어), 도미노피자, 미마마스크, 와이드앵글(아웃도어), 11번가, 에버화이트(화장품) 등 10개 광고가 그에게 주어졌으나 이들 광고사도 이번 김선호 논란의 직격탄을 맞았다. 10월 22일 기준으로 에버화이트를 제외한 모든 회사의 김선호를 기용한 광고 영상과 사진이 전부 비공개 전환되거나 삭제된 상태로 확인되고 있다.
출연 예정 작품들은 아직 최종 계약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지 않았겠지만 광고계는 다르다. 이번 그의 논란으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광고를 내려야 하는 업체들은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먼트 측에 위약금을 요구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광고주들은 광고 모델에게 그 기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명예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의 2~3배를 위약금으로 청구한다. 풍문으로 알려진 김선호의 광고 모델비가 5억~7억 원 수준이 맞는다면 위약금만 수십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김선호가 광고모델로 있는 업체의 제품 판매량에 유의미한 영향이 생기지 않았다면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광고계 관계자는 “판매량 또는 제품 이미지에 현저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구체적인 자료 입증이 없어도, 계약상 조건으로 명시돼 있는 품위 유지를 위반해 광고 모델 기간을 다 채우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위약금을 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위약금에 대한 정식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갈 경우 잔여 계약 기간 및 연예인의 계약 위반 행위 등 쟁점을 구체적으로 판단해 계약상 위약금보다 다소 감액된 판결을 받을 수는 있어도 아예 위약금에 대한 책임이 없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리스크는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먼트 양측이 모두 지게 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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