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컵 클래식’ 서승운 기수 인코스 선입 기승술 돋보여…‘SBS스포츠 스프린트’ 어마어마 최외곽 출발 극복 역전승
#KRA컵 클래식(GⅡ) 대상경주(2000m, 총상금 4억 5000만 원)
그랑프리의 전초전 격인 KRA컵 클래식(GⅡ)은 서울과 부산의 통합 챔피언을 뽑는 그야말로 최고의 대상경주다. 서울에서 10두, 부산에서 5두가 출전해 총 15두의 준족들이 치열한 승부를 펼친 결과 부산의 미스터어플릿(5세·수)이 코 차의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담당 조교사 울즐리는 2018년 국제신문배(에이스코리아) 이후 약 3년 만에 감격적인 대상경주 우승을 맛봤다.
4번 헌치를 제외한 모든 마필이 무난하게 출발한 가운데, 초반 선두에 나선 마필은 14번 문학치프였다. 선행에 올인한 듯 무리하게 추진하며 선두에 나섰다. 그 뒤를 외곽 15번 미스터어플릿과 안쪽 3번 짱콩이 따르며 2위 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에 5번 슈퍼삭스, 9번 청담도끼, 12번 티즈플랜이 따랐고, 13번 행복왕자는 1코너를 돌기도 전에 빠르게 움직이며 2선에 가세했다.
이런 흐름은 건너편 직선주로부터 3코너를 돌 때까지 계속 이어졌고, 외곽 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치던 행복왕자는 서둘러 스퍼트를 시작하며 문학치프를 반 마신 차로 압박했다. 4코너 중간부터는 모든 말들이 시동을 걸며 점점 격차를 좁혀갔다.
가장 먼저 직선주로에 들어선 문학치프는 현격히 무뎌진 걸음을 보이며 뒤처졌고, 바로 뒤에 있던 행복왕자와 안쪽에서 최적 전개를 펼친 미스터어플릿이 치고 나오며 두 마필 간의 대결로 좁혀졌다.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접전에 접전을 펼친 결과, 서승운 기수의 미스터어플릿이 코 차이의 극적인 우승을 거두며 2억 50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김용근의 행복왕자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신형철의 짱콩, 4위는 문세영의 샴로커, 5위는 함완식의 흑전사가 차지했다.
경주 동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며 복기해본 결과 미스터어플릿의 우승의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서승운 기수의 기막힌 기승술과 작전에 의한 승리였고, 두 번째는 김용근의 행복왕자가 레이스를 제대로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승운 기수는 15번 게이트라는 외곽의 불리함에도 빠른 출발 이후 자리 잡기에 성공하며 ‘인코스 선입’의 그림 같은 전개를 펼쳤다. 그동안 대통령배나 코리안더비 같은 큰 대상경주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며 승부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던 서 기수는 이번에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레이스 운영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반면에 김용근 기수는 두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코너를 돌 때 너무 크게 도는 바람에 거리적 손실을 많이 봤다. 코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만약 1코너를 최대한 안쪽으로 돌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었다. 또 하나는 3코너부터 너무 서둘러서 문학치프를 압박했던 것이 패착으로 보인다. 미스터어플릿처럼 문학치프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페이스를 안배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복기상으로는 행복왕자가 미스터어플릿을 꺾고 우승할 수도 있었다.
3위를 차지한 짱콩은 미스터어플릿 바로 뒤에서 인코스 선입으로 최적 전개를 펼친 만큼 후회 없는 경주를 펼쳤다. 지난번 루키스테익스에서 깔끔한 레이스 운영으로 2위를 기록한 신형철의 노련함이 다시 한번 돋보인 한판이었다. 5위를 기록한 흑전사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출발할 때 샴로커에게 방해를 받았고, 경주 중반에는 자리를 잡지 못해 자신의 능력을 전부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잘 탔다면 3위도 가능했다.
12월 마지막 주(26일)에 예정된 그랑프리(2300m)에서도 미스터어플릿과 행복왕자 중에서 우승마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마필 모두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인 데다, 이번 경주에서 3위권과는 3마신이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SBS스포츠 스프린트(GⅢ)(1200m, 총상금 3억 5000만 원)
대한민국 최고의 스프린터를 뽑는 SBS스포츠 스프린트(GⅢ)에서는 문세영의 어마어마(4세·수)가 우승했다. 담당 조교사 송문길은 작년 8월 뚝섬배에서 ‘다이아로드’로 우승한 이후 약 1년 만에 우승, ‘20번째 대상경주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발주고착을 보인 6번 하바나찰리를 제외한 모든 마필이 빠르게 출발한 가운데, 가장 먼저 선두에 나선 마필은 1번 이스트제트와 3번 블루치퍼였다. 나머지 마필들은 격차 없이 촘촘하고 두텁게 중위 그룹을 형성하며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300m 지점부터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다.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이스트제트가 근소하게 앞서며 선두에 나섰고, 바로 옆에서 블루치퍼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그 뒤를 페로비치의 7번 영웅루이스와 문세영의 12번 어마어마가 외곽에서 선입으로 따라붙었고, 안쪽에 2번 스프링백과 4번 개나리송이 바로 뒤에 자리 잡았다.
4코너에 들어서자 2위 그룹에 있던 영웅루이스와 어마어마가 외곽을 선회하며 선두 그룹에 가세했고, 뒤따르던 나머지 마필들도 속도를 올리며 스퍼트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선 이스트제트는 막판까지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끝까지 선두를 유지했고, 외곽을 선회하며 승부수를 던진 어마어마와 영웅루이스가 끈기를 발휘하며 치고 올라왔다. 세 마필이 치열한 경합을 펼친 결과, 막판 뛰어난 근성을 발휘한 어마어마가 역전 우승을 거뒀다.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살리며 죽기 살기로 선행 승부를 펼친 이스트제트는 반 마신 차로 아쉽게 2위에 그쳤고, 3세마로 겁 없는 도전을 펼친 영웅루이스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3위로 골인했다. 후미권에서 추입 승부를 펼친 글로벌캡틴이 4위, 모르피스가 5위를 기록했다.
이번 경주를 복기해본 결과 어마어마는 비록 반 마신의 근소한 차이였지만, 내용 면에서는 완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단거리 대상경주는 게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어마어마는 최외곽 12번 게이트의 불리함을 극복했고,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며 외곽을 크게 돌고도 우승했다는 점에서 완벽한 우승이라고 본다. 만약 이스트제트와 게이트가 서로 바뀌었다면 최소한 2마신 정도는 벌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2위를 기록한 이스트제트는 앞서 밝힌 대로 1번 게이트의 덕을 톡톡히 봤다. 만약 외곽 게이트였다면 블루치퍼 때문에 선행을 나서기도 어려웠고, 전반적으로 불편한 레이스를 치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 마신 차로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마방 관계자 입장에선 상당히 아쉽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2위가 최선이었다. 지난 3월 맞대결에서도 1마신 차로 패했는데, 이번에도 어마어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이스트제트는 2위가 맞다.
부상 이후 약 50일 만에 경주로에 복귀한 문세영 기수는 ‘역시 문세영’을 입증했다. 복귀 후 첫 주에서 무려 4승을 올렸다. 현재까지 총 68승을 거두며 2위 임기원(46승)과는 무려 24승 차이로 압도적 1위를 기록, 사실상 다승 부문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해 승률도 31%로 자신의 통산 승률 20.8%를 크게 앞서며 데뷔한 지 21년이 지났음에도 전성기 같은 기량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아마도 연말까지 문세영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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