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인 “코로나로 생계유지조차 힘든 상황에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
28일 이천시에 따르면 이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공예 부문 창의 도시 이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시는 지난해 6월 ‘이천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근거로 올해 1월 전액 시 예산으로 80여억 원을 출연하고 ‘시민과 함께 역사문화 예술의 도시 이천구현’을 비전으로 이천문화재단(이사장 전형구)을 출범했다.
재단은 이사, 사무국장, 경영지원, 문화기획사업, 무대예술, 문화역사 팀으로 구성돼 문화시설 관리. 운영과 이천시의 대표 문화축제 등을 주관하고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 개발, 활동 지원, 교육 등 이천시 문화사업의 전반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출범 당시부터 재단의 정체성 논란과 임원 선출 과정, 과도한 기념행사 ‘혈세 낭비’ 등으로 언론과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는 가운데 재단 일부 직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취재 결과 재단은 올해 1월~8월까지 9,427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 계산해보면 한 달 20 여일인 근무일마다 모든 직원이 매일 시간 외 근무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천시는 올해 코로나 상황 악화로 대표 축제인 도자기축제와 쌀문화축제가 취소되는 등 대다수의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그동안 각종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재단의 임원 선출, 시간 외 수당(개인 정보 제외), 계약현황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고 재단은 “공식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해야 하고, 이후 논의를 통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액 이천시민들의 혈세로 꾸려진 재단의 예산집행에 대한 지출자료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을 느낄 수 대목이다.
재단은 기본적으로 운영 전반에 대한 사항들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출범 10여 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존 사용해오던 이천 아트홀 홈페이지를 수정해 임시사용해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재단은 홈페이지 관리비용 만으로 1,027만 원을 지급했고 홈페이지 구축제안 평가위원회 수당으로 21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7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이천 자동차극장 운영이 무기한 잠정연기된 상황에서 9월부터 12월까지 운영 및 유지관리 용역( 2,124만 원)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단 운영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재단은 올해 운영 홍보비로 6,300만 원을 광고선전비로 4,752만 원 (신문 2500만, 영화관 2000만, 버스정류장 252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사용 중이고 이와는 별개로 전동차 광고비로 6,600만 원 (매월 550만)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재단을 알리는 홍보는 필요하겠지만 코로나로 인한 각종 행사와 축제 취소, 연기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 생계유지를 걱정하는 현시점에서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설립된 재단의 역할과 기능에 시민들은 매우 인색한 평가를 하고 있다.
재단 출범 당시 73억 56,863,000원에서 80억 55,689,000원으로 증액된 올해 재단 예산에서 지역 예술 지원사업비는 편성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키웠다.
시민 김 모 씨는 “지역 문화진흥에 관한 중요시책을 심의, 지원하고 지역 문화진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의 존재 이유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당초 문화재단은 시민들의 기대와 응원으로 출범했지만, 정작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외면당한 채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본지는 이천문화재단의 전반적인 운영사항들에 대한 자료를 정식으로 정보공개 청구한 상태이고 이에 대한 자료가 공개되는 대로 추가 취재 등을 통해 문제점들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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