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정원에서 미니 세계 여행…순천만습지에선 체험선 타고 S자 물길과 철새 구경
#국가정원 1호 순천만정원
순천만습지로 가기 전에 순천만정원부터 둘러보자.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만 일대가 순천만정원으로 단장된 지도 수년이 흘렀다. 국제정원박람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순천만정원으로 다듬어졌고 2015년 9월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되어 현재에 이른다. 정원은 운영주체에 따라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등으로 구분되는데 순천만정원은 국내 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순천만정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순천은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2위’로 뽑힌 적도 있는데 순천만정원의 역할이 컸다. 정원 곳곳엔 삼삼오오 가족끼리, 연인끼리 놀러온 여행자도 많지만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지역 사람들도 많다.
순천만정원은 순천 시가지를 가로질러 순천만으로 빠져나가는 동천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뉘어 있다. 재활용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한 ‘꿈의 다리’가 동천이 갈라 놓은 순천만정원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다. 175m의 꿈의 다리는 소소한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전 세계 16개국 어린이들이 그린 14만 점의 타일 그림이 붙어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다리 미술관이다.
꿈의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 구역과 서쪽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정원은 쉬엄쉬엄 걷고 쉬면서 반나절 코스로 둘러보기 좋다. 동쪽 구역에는 정원의 랜드마크인 호수정원과 네덜란드를 비롯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일본 정원 등 타 국가들의 정원이 있다. 서쪽 구역엔 한국정원과 습지구역을 비롯해 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오가는 무인궤도열차를 탈 수 있는 스카이큐브역이 있다.
순천만정원의 랜드마크는 동쪽 구역 중심부에 있는 순천호수정원이다. 영국의 유명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순천의 지형에 영감을 얻어 6개의 언덕과 호수, 호수를 가로지르는 데크 등으로 조성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의 각기 다른 풍경이 인상적이다.
호수정원을 지나면 프랑스 정원을 시작으로 중국, 독일, 네덜란드 정원이 차례로 이어진다. 세계정원은 각 나라별 특성과 환경에 따라 아담하게 재현되어 있다. 화려한 프랑스정원, 소박하지만 정감이 넘치는 독일정원, 오렌지나무가 식재된 스페인정원, 튤립과 풍차의 조화가 아름다운 네덜란드정원, 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의 태국정원 등 정원과 함께하는 미니 세계 여행이다. 다리가 아프다면 관람차를 이용할 수 있다.
중국정원 옆으로는 아름다운 한옥이 옹기종기 자리한 한방체험센터도 있다. 이곳에서 체질을 알아보고 전문 한방 약제사에게 체질에 맞는 음식과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한방 족욕과 마사지, 아로마테라피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도 있다.
수목원 구역과 습지센터 구역으로 구성된 서쪽 구역은 좀 더 한적하다. 수목원에선 나무도감원과 한국정원, 수목원전망지, 철쭉정원을 둘러보고 습지센터 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습지 구역은 나눔숲과 비오톱습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가 있는 나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나무도감원에선 나무에 부착된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나무의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창덕궁 후원인 부용지와 부용정을 재구성해 놓은 한국정원도 운치 있다.
#갈대로 가득, 순천만습지
순천만정원에서 동천을 따라 내려가면 흔히 순천만습지라고 부르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정원에서 습지까지는 7km 거리로 걸어도 되지만 두 지역을 잇는 스카이 큐브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순천만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순천 도심과 순천만 연안습지 사이에 조성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너른 갯벌과 갈대밭으로 유명하다. 가을이면 갈대꽃이 장관을 이룬다. 갈대숲 사이로 난 탐방로는 1m 남짓의 데크로드로 조성되어 있어 대자연의 광활함과 신비한 생태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순천만은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 자연 생태적 가치가 특별하다. 이곳의 습지는 5.4㎢에 이르는 갈대밭과 22.6㎢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어 겨울이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큰고니 같은 희귀 철새들이 찾아와 볼거리를 더한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인 S자 물길은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쉽게 볼 수 있다. 갈대밭 탐방로가 끝나는 출렁다리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1km 남짓 오르면 용산전망대다. 썰물 시간에 맞춰 올라가면 S자 물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가을날 해질녘이면 낙조와 함께 황금빛으로 물든 S자 물길과 붉은 칠면초 군락의 조화가 특히 아름답다. S자로 휘어지는 갯골과 바다로 길을 잇는 풍광이 장관이다. 체험선을 이용하면 6km에 이르는 물길을 따라 순천만습지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갯벌 위로 망둥어와 짱뚱어가 뛰는 풍경,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 물떼새의 날갯짓이 생기 넘치면서도 평온하다. 자연에서 위안을 얻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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