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논문에 쓴 감사 글 뒤늦게 큰 화제…지독한 가난 속 박사 따낸 샤오칭허 교수 스토리
샤오칭허가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2009년 7월이다. ‘명나라 말~청나라 초기 천주교 집단의 형성 및 교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10년도 훌쩍 지나서 왜 이 논문은 다시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일까.
최근 한 파워블로거는 이 논문 첫 장에 쓰인 글을 올리며 “읽고 나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가장 쉬운 글로 소박한 감정을 표현했다. 가난한 친구들뿐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과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는 글”이라고 소개했다.
그 후 인터넷엔 샤오칭허 글이 도배가 됐다. 샤오칭허가 어릴 때 소를 몰며 책을 봤다는 게 알려지면서 ‘소몰이 박사’라는 별명도 생겼다. 한 누리꾼은 “곤궁할수록 더욱 굳세게 하고, 청운의 뜻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옛 성인 말의 본보기”라며 샤오칭허를 칭찬했다.
1980년 태어난 샤오칭허는 가난으로 인해 여러 차례 학교를 쉬어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2003년 9월 최고 명문 베이징대학교 철학과에 합격했다. 2005년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뒤 2009년 홍콩 중문대 박사 학위를 땄다. 샤오칭허 박사 논문은 교육부와 국무원이 선정한 전국 우수 박사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은 샤오허칭 박사 논문 첫 문단이다. “어머니는 저에게 항상 말씀하셨다. ‘난 죽을 수 없다.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한다. 왜냐하면 너를 학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이들을 잘 살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논문에 적힌 감사 글에 따르면 샤오칭허는 돈이 없어 제대로 학교를 가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시험에서 2등을 기록했지만 학비를 낼 수 없었다. 또래들이 학교를 가는 사이 샤오칭허는 소를 몰면서 책을 봐야만 했다. 이 당시를 이렇게 적었다.
“친구들은 새 학교에 다니면서 상상과 동경으로 가득 찬 생활을 했다. 나는 학교 대신 소를 몰고 산으로 갔다. 소 주인인 동네 할아버지로부터 용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가 풀을 뜯는 동안 나는 책을 봤다. 해가 질 때까지 책을 봤다. 소를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고 꾸중을 들었지만 언쟁을 하진 않았다.”
샤오칭허는 가까스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 입학시험에도 합격했다. 하지만 학비를 마련하기 전까진 입학할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가 친구로부터 돈을 빌려와 간신히 학교를 다녔다. 어머니는 아버지로부터 얻어맞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나에게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기 중엔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았다.
고등학생 때는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교장은 돈을 줬고 교사들이 집에서 밥을 먹여줬다. 주말엔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오기도 했다. 한 이웃이 “이렇게 허름하고 가난한 집에 왜 놀러오느냐”고 했지만 친구들은 개의치 않았다. 샤오칭허는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 속에서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나를 위해 어디선가 고생하고 있을 어머니뿐이었다. 항상 나는 길에 서서 어머니를 기다렸다. 어머니 눈만 봐도 눈물이 쏟아졌다”고 논문에서 그때를 회상했다.
샤오칭허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베이징대학에 합격했는데, 이때부터 한 가족이 샤오칭허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샤오칭허는 4년 내내 장학금과 생활 지원금도 받았다. 4학년 때는 국가 1등 장학금도 받았다. 우수한 성적 덕분에 시험도 보지 않고 대학원을 갈 수 있었다.
샤오칭허는 2006년부터 홍콩 중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마침내 2009년 박사학위를 땄다. 샤오칭허는 “홍콩에서 2년, 베이징에서 8년가량을 살았다. 눈물과 고통보다는 기쁨과 행복이 더 많았다”면서도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아직도 괴롭다. 어머니를 편안하게 해줄 능력이 없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만 든다”고 논문에 적었다.
네티즌들은 ‘소몰이 박사’의 인생에 존경을 나타냈다. 한 대학생은 “그는 이 시대의 영웅이다. 환경을 탓하며 연구를 게을리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샤오칭허 교수님 수업을 들어보는 게 내 인생의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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