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바다’·‘매직주니어’ 무리한 선두경쟁 안 했다면 입상 충분…‘대지스페셜’ 늦발로 아쉬운 3위
이번 회에서도 지난주에 이어 복기를 통해 본 관심마를 소개한다. 지난주에 펼쳐진 서울과 부산 경마 중에서 좋은 내용을 보였고, 잠재 능력을 보유한 4두의 마필이다.
#장산바다(국3·수)
장산바다는 서울 30조 토니 마방 소속의 국내산 4세 수말이다. 11월 6일 경주에서 4위에 그쳤으나, 레이스 전개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다음 출전 시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400m 경주에 출전, 무난한 출발을 하며 초반 선입권에서 여유 있게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400m 지점에서 갑자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순간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3, 4코너에서도 2위 그룹을 약 3마신 차로 벌리며 가장 먼저 돌았고 직선주로도 1위로 들어섰다. 결승선에서도 지치는 모습 없이 좋은 걸음을 보였으나, 막판 50m를 남겨두고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4위로 골인했고 2위와의 차이는 불과 1마신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경마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페이스를 안배하며 2선에서 편안하게 레이스를 펼쳐 초반이 아닌 막판에 힘을 썼다면 2위는 충분했다. 너무 서둘러서 일찍 선두에 나섰던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레이팅 61점으로 3군에 속해있는데, 잠재 능력으로 볼 때 앞으로 2군 진출은 시간문제로 본다. 그만큼 기본기가 우수하다는 뜻이다. 혈통을 살펴보면, 부마 올드패션드는 11월 9일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한센’을 꺾고 당당히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킨 뛰어난 씨수말이다. 모마 한바다는 현역시절 3군에서 퇴역했지만, 미스터프로스펙터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혈통적 기대치도 높다.
460kg으로 체구가 크지 않고, 거리 적성이 길지 않다는 단점은 있지만,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 또한 이번 경주를 통해 좋은 내용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서는 3위 이내의 입상을 기대해 본다.
#매직주니어(국5·수)
매직주니어는 서울 33조 서인석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11월 6일 경주에서 앞서 소개한 ‘장산바다’처럼 무리한 경주 운영으로 아쉬움을 남겼기에 다음 출전 시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11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초반 2위 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단승식 1.4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1번 메니골드와 전형적인 도주마 7번 프린세스삭스가 선두에 나섰고, 그 뒤를 매직주니어는 외곽에서 따랐다. 약 400m 지점 3코너 진입 시점에 갑자기 선두권에 가세했다. 앞선 두 마필이 무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직주니어마저 가세하며 선두권이 더욱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결국 직선주로에서 뒷말에게 추입을 허용하며 3위에 머물렀다.
여러 차례 동영상을 돌려본 결과, 3코너부터 무리하게 선두권에 가세하지 않고 차분하게 힘을 안배했다면 최소한 2위는 가능했다. 앞서 소개한 ‘장산바다’와 매우 흡사한 경우로, 레이스 전개상의 실수가 결정적 패인이었다.
매직댄서와 헤이주드 사이에서 태어난 매직주니어는 혈통적으로 크게 뛸 말은 아니다. 거리 적성도 짧은 편이고, 430kg 대의 왜소한 체구를 지녀 장거리 경주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산 5군은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경주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차기 경주에서는 최강 편성만 피해 단거리에 출전한다면 3위 이내(삼복승)의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흥록대부(외3·거)
흥록대부는 서울 48조 이준철 마방 소속의 미국산 3세 거세마다. 11월 7일 3군 승군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고, 경주 내용도 좋아 다음 경주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800m 경주 최외곽 12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하며 초반 선행에 나섰다. 이전 경주에서 우승할 당시 세 번째로 따라가는 작전을 펼쳤기에 초반 선행은 다소 의외였다. 건너편 직선주로부터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선두를 뺏기지 않고 단독 선행을 이어갔다. 결승선에 들어서도 탄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뚝심을 발휘했지만, 막판 50m를 남겨두고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골인했다.
단승식 11.6배로 인기순위 5위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최외곽 12번 게이트의 불리함을 딛고 초반 선행을 장악했다는 점, 볼트맨과 글로벌삭스, 장산미사일이라는 강자들을 상대로 1마신 차 3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알고리즘은 명씨수말 A.P.인디의 피를 이어받았고, 지난 10월 SBS 스포츠 스프린트에서 우승하며 단거리 챔피언에 오른 ‘어마어마’를 배출했다. 모마 비비드스톰은 경주마로 데뷔하지 않았지만 좋은 유전자를 보유했고, 거리 적성도 긴 편이라 기대할 만하다.
기습 선행에 나서며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강자들과의 승군전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기에 차기 경주에서도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3위 이내(삼복승)의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대지스페셜(국6·수)
대지스페셜은 부산 9조 양귀선 마방 소속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1월 5일 경주에서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고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고 판단하기에 차기 경주에서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000m 경주에 출전, 한 박자 늦게 출발하며 후미 외곽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게이트 이점을 살린 1번 벌마의스타가 선행에 나섰고, 그 뒤를 12번 잣나무길과 10번 비케이하나가 따랐다. 여섯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대지스페셜은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하지만 역전 우승에는 실패하고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선행에 나선 벌마의스타와 선입으로 따라간 비케이하나가 막판에도 전혀 지치지 않고 좋은 탄력을 발휘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대지스페셜은 원래 출발이 빠른 말이다. 주행 심사와 이전 두 번의 경주에서 모두 좋은 출발을 했었다. 이번 경주에서만 어이없는 늦발을 했다. 만약 출발을 제대로 했다면 최소한 2위는 가능했던 경주였다.
혈통적으로 뛰어나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기대치가 있다. 부마 위드디스팅션은 명씨수말 스톰캣의 자마로, 모닝대로를 비롯해 1군마를 6두나 배출한 괜찮은 씨수말이다. 모마 큰고리는 현역시절 2군까지 진출했었고, 배출한 자마(5두) 중에서는 ‘큰바다’의 3군이 최고 성적이었다.
현재 2세마임에도 510kg 대의 좋은 체구를 지닌 수말이란 점과 이번 경주에서 사연(?)이 생겼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 출전 시에는 꼭 눈여겨보길 권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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