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관리자들 스토리 구상”…이정재+공유 vs 이병헌 구도 가능성도
그동안 황동혁 감독은 시즌2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황 감독은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을 제작하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치아가 6개나 빠졌다”면서 “시즌2와 관련해 가장 큰 걱정은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 그러다 틀니를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오징어 게임’ 마무리 과정에서 영화 아이디어가 떠올라 영화를 먼저 할 수도 있다”고 밝혀 차기작이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아닌 별개의 영화일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흥행 성적은 이런 황 감독의 순수한 의사가 받아들여질 수준을 뛰어 넘었다. 결국 황 감독은 11월 8일 밤(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홍보행사에서 “압박이 너무 크다”라며 “요청과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내 머릿속에 있다. 현재 구상 중이라서 언제, 어떻게 나오게 될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지만 연예계에서는 사실상 시즌2 작업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도 밝혔다. 황 감독이 “이건 약속하겠다”며 “기훈(이정재 분)이 돌아올 것이고, 그가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말한 것.
사실 이런 발언은 기존에 밝힌 시즌2 관련 내용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오징어 게임’ 흥행 초기 황 감독은 “시즌2를 하게 된다면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관련한 부분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남겨 뒀다”며 “준호의 생사는 비밀”이라는 말을 더했다. 준호는 프론트맨의 동생인 형사 황준호(위하준 분)를 의미한다. 이런 까닭에 시즌2 주인공은 이정재가 아닌 이병헌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이병헌을 활용한다면 시즌2는 시즌1보다 과거 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황인호’(이병헌 분)가 132번으로 참가해 우승자가 된 2015년 28회 게임을 주된 스토리로 이후 황인호가 프론트맨이 되는 과정까지의 이야기가 가능한 것. 사라진 형을 찾는 황준호 형사의 얘기를 더할 수 있으며 시즌1에서 사망한 일남(오영수 분)도 다시 출연할 수 있다. 이런 구도라면 일남은 게임 참가자가 아닌 잔혹한 게임 운영자로 출연하게 된다.
그렇지만 황동혁 감독이 직접 ‘기훈이 돌아와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시즌2의 주인공은 이정재로 확정됐다. 기존 발언을 감안하면 이정재와 이병헌 투톱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남이 세상을 떠나며 무인도에서 펼쳐지는 게임의 운영자가 된 프론트맨과 해외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돌아선 이정재의 대립이 그려질 수 있는데 황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이 과정에서 기훈이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하는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즌2에 대한 가장 강력한 스포일러는 시즌1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이정재와 이병헌의 전화 통화다. 여기서 이정재가 “잘 들어!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라고 말하자, 이병헌이 “456번 허튼 생각 하지마!”라고 말한다. 이에 이정재가 “그래서 난 용서가 안 돼! 너희들이 하는 짓이”라고 말하자 이병헌은 “그 비행기를 타! 그게 당신에게 좋을 거야”라고 말한다. 결국 이정재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뒤돌아선다.
애초 황 감독은 마지막 장면을 두고 “기훈이 돌아서는 모습이 다시 게임에 참가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훈이 ‘나는 말이 아니라 사람이고 인간이다’라는 걸 자각하는 걸 뜻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훈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만큼 시즌2는 게임이 주된 스토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대신 ‘말이 아닌 인간’임을 자각한 기훈이 그들이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 가며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하는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볼 때 시즌1 출연진 상당수는 출연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사망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생존자 이정재와 게임 운영자가 된 이병헌을 제외하면 준호 역할의 위하준 정도만 시즌2에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이 ‘준호의 생사는 비밀’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황 감독의 시즌2 관련 기존 발언에는 관리자 얘기도 있다. 황 감독이 “관리자들이 어쩌다 게임을 관리하게 됐는지에 대해선 시즌2에서 하게 될 것 같다”라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중 누구에겐 게임 참가를 제의하고 누구는 관리자로 쓰는 것이다. 관리자들도 오죽했으면 이런 일을 하게 됐겠나”라고 말했다. 이 말은 ‘지하철남’으로 카메오 출연한 공유가 시즌2에 출연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시즌2에서 지하철남 역시 기훈처럼 ‘말이 아닌 인간’임을 자각하게 될 수도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공유의 출연까지 확정될 경우 이정재와 공유가 힘을 합쳐 이병헌과 대립하는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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