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서에서 A 씨는 이 대표를 포함해 음원 순위 조작을 했던 공모자들이 함께 있는 단체대화방에 영탁이 있었고, 이 대화방에서 다수의 음원사이트 실행 화면 캡처 사진이 전송된 점, 이 대표가 '영탁이도 작업(음원 순위 조작)하는 거 알아?' 라는 물음에 영탁이 '네'라고 대답하는 점 등의 정황을 종합하면 영탁도 음원 사재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0월 발매된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음원 순위와 영탁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이에 따른 음원 수익을 거두기 위해 이른바 '음원 사재기' 를 계획해 실행에 옮긴 혐의(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됐다. 당시 이 대표는 음원 스트리밍 수 조작이 가능한 마케팅 업자를 소개받고 3000만 원을 건넸으나 예상했던 만큼 음원 순위가 오르지 않자 환불을 요구해 1500만 원을 돌려 받았다.
이후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해서만 지난 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했고 영탁은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영탁은 음원 사재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송치 사실이 알려진 뒤 이 대표는 "무명 가수의 곡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이라며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능력만으로 주목받게 된 아티스트에게 누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라며 사재기와 영탁이 관련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문제의 단체대화방에서 영탁이 음원 사이트 화면의 순위 차트를 캡처해 공유했고 음원 조작과 관련한 대화에 이모티콘이나 답변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탁 역시 음원 사재기를 인지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영탁은 자신의 팬 카페에 "저는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 건과 관련해 무혐의로 밝혀졌다"며 "보도된 카톡방은 대표님이 고용한 매니저와 방송 일정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톡방이었기 때문에 올라온 글 중 방송 일정 외의 다른 내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뛰어야 할 매니저가 왜 모니터 사진을 보내는지 솔직히 한심한 생각이 들어 의미 없는 이모티콘을 보낸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이 불법 스트리밍 작업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발인의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은 검찰의 검토 후 지시가 있을 경우 경찰의 보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