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 QR코드 인증 거부, 경쟁 업소 허위 신고, 식당 간판 건 무허가 유흥주점 활개
첫 번째 고충은 손님들이 QR코드 등 출입명부 작성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유흥업계는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동선 공개로 치명타를 입었다. 동선 공개를 꺼려 유흥업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후 집합금지 명령으로 영업이 정지되면서 유흥업계는 오랜 코로나19 암흑기에 접어들게 된다.
지금은 구체적인 확진자 동선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QR코드를 거부하는 손님들이 많아 아예 이를 요구조차 하지 않는 유흥업소들도 적지 않다. 백신패스 없는 손님을 받는 것이 불법이라 이를 어겨 적발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그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성인 백신 접종률이 워낙 높아 사실상 대다수의 손님이 백신패스 소지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백신패스 소지 여부가 아닌 대다수의 손님이 QR코드 인증을 꺼린다는 부분이다.
두 번째 고충은 신고다. 유흥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상황에서 1년 넘게 집합금지 명령에 따른 영업정지 상태였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간판을 끄고 문을 건 채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업소들도 늘어났다. 그러면서 신고 전쟁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한 업소들이 단골 고객을 빼앗기는 데 격분해 몰래 영업 업소를 신고하는 형태였다면 나중에는 불법 영업 업소끼리 서로 신고하는 출혈경쟁이 됐다. 단속 우려를 감수하고 룸살롱을 찾는 고객층이 한정된 상황에서 다른 불법 영업 업소에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고 전쟁을 벌인 것이다.
이런 흐름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자정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요즘에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1월 16일 밤 10시 30분께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적발했다.
최근 112에 또 다른 무허가 유흥주점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는데 경찰이 확인해보니 그곳은 이미 홀덤펍으로 업종을 변경한 상태였다. 결국 허위신고였던 셈인데 해당 홀덤펍은 무허가 유흥주점 영업이 아닌 출입자 명부 관리 부실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단속됐다.
그런데 이 홀덤펍에 대해 계속해서 허위신고를 한 곳이 실제 무허가 유흥주점이었다. 이곳은 경쟁 업소가 홀덤펍으로 업종 변경한 사실을 모른 채 112에 계속 신고를 했다. 경쟁 업소를 문 닫게 해 자신들의 업소가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런 잦은 허위 신고는 결국 제 발목 잡기가 되고 말았다.
가장 큰 고충은 일반음식점과의 전쟁이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식당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실제로는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의미한다.
서울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원래 대부분의 유흥업소가 일반음식점과 협업해왔다. 손님들이 신용카드로 결제 때 유흥업소 상호가 나오는 것을 꺼려할 경우 일반음식점 상호를 활용하기 위함이었다”며 “코로나19 초기 동선 공개를 꺼리는 손님들이 급증하면서 이런 방식이 늘어났고 집합금지 명령으로 영업이 정지되면서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불법 운영하는 업소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한다.
이제 자정까지는 유흥업소 운영이 가능하고 예정대로라면 12월 13일 이후에는 시간제한이 아예 사라지지만 여전히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은 무허가 유흥주점이 넘쳐난다. 당장 영업시간 제한이 없는 데다 백신패스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세금도 크게 줄어든다.
앞서의 룸살롱 업주는 “정식 허가를 받은 룸살롱 관계자들 사이에선 우리가 나서 그런 무허가 유흥주점을 신고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사실 한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 실제 신고가 이뤄지는 경우는 적다. 대신 무허가 업소들끼리 출혈 경쟁을 하느라 서로 신고를 하는 것 같다. 위드 코로나로 분위기 좋아졌는데 괜한 신고가 많아지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유흥업소들도 힘들어진다. 경찰 단속이 잦아지면 QR코드 문제나 불법 2차 등 문제될 여지가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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