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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다. 검사와 판사의 주변에는 으레 똥파리들이 모여든다. 사십년 검사생활을 한 선배는 내게 이런 얘기를 해 주었다. 지방에 검사로 가면 항상 뒤가 구린 사람들이 접근해서 밥 사고 술을 산다고 했다. 반면에 그 지역의 청렴한 사람들은 법원이나 검찰 근처에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사로 부임해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눈에 껍질이 씌워지더라는 것이다. 가까이 와서 아부를 하고 밥을 사는 사람은 착해 보이고, 한 번 찾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잡아넣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껍질이 덮인 눈으로 법의 저울을 바로 볼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그런 유착을 없애기 위해서 지방에 판검사를 오래두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지방의 한 변호사는 이런 말을 했다.
“문제가 있는 고위직 판사들은 현직에 있을 때에도 대책 없을 정도로 행동했어요. 논리도 없고 제 마음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죠. 법원에서 고위직을 하고 나오면 새끼변호사를 고용해서 근처의 사건을 독식해 버립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법이 바로 서야 한다. 법이 바로 선다는 건 밀실거래를 의미하는 전관예우의 타파다. 겉으로는 점잖은 가면을 쓰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곳곳에서 전관을 판매하며 돌아다니는 브로커들이 설치고 있다. 그럴듯한 공무원신분으로 사건소개를 하는 고급브로커도 있다. 전관예우의 내막은 변호사들이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 대한변협이 나서서 법조계를 자정해야 한다. 법조윤리협의회는 사건을 블랙홀같이 빨아들여 유전무죄의 풍토를 만드는 자들을 색출하는 전문 기관이다. 대한변협의 신임 신영무 회장은 정의로운 인물을 위원장으로, 그리고 조사위원으로 지명해야 한다.
변호사 엄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