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첸은 ‘도끼액션’ 강이안은 ‘총기액션’ 난이도? 이번 작품이 더 세…8월 결혼 신혼 만끽 “둘이라서 행복해요”
“유체이탈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막연하게 제가 아는 상식선에선 그게 힘들더라고요(웃음). 다행히 감독님이 구상하신 게 명확하셔서 촬영할 땐 크게 어렵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유체이탈 한 상태로 어떤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는 그 감정 선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갈 때마다 저를 찾아가는 그 감정 선이 이어져야 보시는 분들도 잘 따라갈 수 있거든요. 몸이 바뀔 때마다 감정의 차이가 없게끔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정말 많이 썼던 기억이 나요.”
아무래도 액션이 가미된 영화다 보니 바로 직전 작품인 ‘말모이’(2019)보다는 ‘범죄도시’가 비교 대상으로 떠오른다. 별다른 인물 서사 없이 캐릭터 자체만으로 스토리를 휘어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빌런 장첸의 막무가내 액션과 달리 교과서적인 강이안의 액션 차이가 특히 눈에 띄기도 한다. 몸짓만으로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분해 낸 것은 윤계상이라는 배우의 끊임없는 연구 덕일 것이다.
“‘범죄도시’에서 장첸은 누군가를 그저 맹목적으로 공격하는 사람이었죠. 정말 ‘도끼 액션’이란 말이 딱 맞는(웃음). 반대로 ‘유체이탈자’는 정교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펼칠 수 있는 총기 액션 같은 부분에서 다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난이도는 ‘유체이탈자’가 더 높았어요. 총기 액션도 그렇지만 액션이란 액션 신은 다 있는 작품이거든요(웃음). 다들 잘 모르시는데 ‘범죄도시’는 제 액션 신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연회장하고 화장실 정도였는데, ‘유체이탈자’는 계속 액션 신이니까요(웃음).”
스토리상 시종일관 진지함을 유지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강이안과 다른 캐릭터들로 인해 극의 분위기가 무겁게 내려앉을 때면 감초 같은 누군가가 나타나 탄력을 더한다. ‘범죄도시’에서 장첸과 가장 큰 갈등을 빚었던 이수파의 두목, 장이수 역을 맡았던 박지환이다. 첫 유체이탈 때 강이안과 우연히 마주쳤던 노숙자로 분한 박지환은 관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해설자 역할을 겸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개그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박)지환 씨랑은 너무 사이가 좋고,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는 관계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재미있게 찍었습니다(웃음). 저희 영화가 진지한 신이 많은 편이라서 처음에 지환 씨가 등장할 때 이 영화의 숨통을 트이는 역을 잘 해줬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잘 해줘서 감사해요. 촬영할 때도 모든 배우들의 신을 대신 연구도 많이 해주고, 같이 회의할 때도 모든 스터디에 다 참여하신 정말 성실한 배우입니다(웃음).”
박지환과 윤계상이 ‘버디’ 같은 호흡을 자랑한다면, 그 대척점에 있는 박용우(박 실장 역)는 강렬한 긴장감을 안기며 관객들로 하여금 스크린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강이안을 집요하게 쫓으며 사실상 작품의 큼직한 액션 신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 그와 합을 맞추면서 윤계상은 ‘범죄도시’의 마동석과는 또 다른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박)용우 형님도 그 장면(마지막 액션 신)에서 힘이 있는 존재처럼 표현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때 형님이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이랑 덩치가 정말 큰 상태였거든요(웃음). 마지막 액션 신에서 이안과 박 실장이 부딪치는 신을 보시면 (박용우가) 힘으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마동석 형님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나 공포심이 있었습니다(웃음). 대단히 기운이 센 느낌이잖아요? 카리스마도 있고.”
말간 얼굴을 한 동네 착한 아저씨 같은 역할부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악역까지 웬만한 캐릭터는 다 한 번씩 거쳐 갔다는 윤계상의 최종 목적은 ‘슈퍼 히어로’였다. 40대에 소년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게 쑥스럽다는 듯 웃어넘기긴 했지만, 그의 가까이에 있던 ‘누군가’도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어 히어로 무비에 출연했으니 윤계상 역시 못할 것은 없어 보였다.
“제 오랜 꿈인데, 슈퍼맨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를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하늘도 날아다니고 빌딩도 한 번 들어서 던져보고 싶거든요. 동석이 형이 부럽냐고요? 당연하죠(웃음). ‘이터널스’에서 원 펀치를 또 하시는데 너무 잘하고 계시더라고요(웃음). 정말 최고로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해요. 진짜 세계로 뻗어나가시는 동석이 형, 정말 축하드립니다. 너무 부럽고 최고십니다(웃음).”
아직 스크린으로는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윤계상은 지금 한 여자의 슈퍼맨이다. 8월 5세 연하의 연인과 혼인신고를 마친 그는 한창 꿀과 깨가 쏟아지는 신혼을 만끽하는 중이기도 하다. god 멤버 가운데 세 번째로 유부남의 대열에 이름을 올린 윤계상은 둘이기에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더불어 인간 윤계상으로서의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둘이니까 너무 행복해요. 혼자서 외롭지 않게 되고 또 책임감이 강해지면서 이제는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결혼은 제 인생의 또 다른 시발점이니까 앞으로 남은 인생을 더 잘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오히려 지금에서야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앞으로 어떻게 달릴까, 조금 더 잘 달렸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어요. 결혼 후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잘,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어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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