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사장의 분진으로 인한 대기환경 오염은 국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미세먼지 등과 관련해 ‘대기환경보전법’을 제정해 이를 막고자 노력 중이다.
특히 겨울철에 몽골에서 발생하는 황사와 중국이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석탄 등에서 기인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쳐 국민들의 고통이 극심한데, 국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까지 더해져 주민들을 보다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건설공사장은 공사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먼지가 발생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산먼지 억제 시설을 갖추고 공사를 하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비산먼지 발생 억제에 소요되는 환경관리비가 법적으로 책정돼 있는데도 비생산적인 사업비로 분류돼 시공사가 이를 등한시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착공에 즈음해 부산시 연제구청에 비산먼지발생사업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비산먼지를 효과적으로 예방해 연제구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대책이 수록됨에 따라 공사 착공계가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거제2구역재개발아파트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거제동민들은 현재 공사장의 소음과 비산먼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미진한 대응으로 거제동민들은 피해보상은 커녕 현대산업개발이 주는 미세먼지만 마시며 속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비산먼지가 확산하는 공사장 주변은 계성여자고등학교, 거제여자중학교, 사직운동장, 부산시민공원, 아파트단지 등이 위치해 있다. 비산먼지에 의한 피해는 당장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인근 주민들도 비산먼지 발생을 직접 목도하지 않으면 이에 관심을 두기도 어렵다.
인근 주민들은 연제구청에도 불만을 나타낸다. 구청이 구민을 대표해 착공 당시 약속을 잘 지키는지 관리·감독할 의무가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비산먼지 발생을 본보에 제보한 거제동 지역민 A 씨는 “먼지가 발생하면 1~2분 사이에 금방 사라지기에 증거를 포착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동안 현대산업개발은 수도 없이 많은 먼지를 발생시켰다”며 “이번에 뚜렷한 증거를 포착했지만, 얼마나 많은 비산먼지가 발생하는지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