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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 서울경찰청은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 및 청소년 성매수) 혐의로 인터넷 속옷 판매업체 대표인 임 아무개 씨(37)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인터넷에 ‘의류 피팅 모델을 구한다’는 광고물을 게재해 이를 보고 찾아온 가출 청소년이나 성인 여성들에게 주요 부위가 노출되는 이른바 ‘섹시 속옷’을 입혀 음란물을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 4월경부터 섹시속옷 전문 판매 사이트를 운영한 임 씨는 유명 인터넷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 ‘피팅 모델’을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나이 제한 없이 의류 피팅 모델 구한다’는 광고 문구와 ‘촬영 시 섹시 포즈와 다양한 의상 소화 가능’ 등 애매모호한 문구로 여성들을 속였다. 임 씨는 광고를 보고 여성들이 문의하면 프로필 사진을 보고 모델을 선별했다. 촬영은 주로 서울 마포나 구로 일대 2~3군데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여고생 김 아무개 양(여·16)도 가출 기간 중에 인터넷 광고를 보고 임 씨를 찾았다. 처음 평범한 여성 속옷을 시작으로 T-팬티 등 점차 노출 수위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은밀한 신체 부위가 그대로 드러나는 망사 속옷까지 등장했다.
임 씨의 변태행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청소년 및 성인 모델들에게 섹시포즈로 자위행위 자세를 요구하는가 하면 촬영 도중 모델의 가슴과 음부를 클로즈업해 촬영했다. 또한 남성 성기 모양의 자위기구를 이용해 모델들에게 자위행위 장면을 연출하게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을 상대로 일당 3만 원을 지급하고 모델촬영을 핑계로 자신의 성욕을 채운 것이다. 촬영된 사진은 속옷 판매를 위한 광고 사진으로 사이트에 게재하고, 노출 수위가 심한 사진의 경우 사이트 내 ‘커뮤니티 갤러리’라는 유료코너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돈을 내고 볼 수 있도록 했다.
임 씨는 또 일부 가출 청소년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해주겠다”고 유혹해 여관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임 씨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스와핑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임 씨는 속옷 판매로 알게 된 고객들을 통해 스와핑 모임이나 야한 성인파티에도 자주 참석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성인 여성 모델 4명을 상대로 “모델로 자주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여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는 또 수치심을 느낀 여성들이 ‘사진을 돌려달라’고 할 때마다 일방적으로 작성한 계약서를 내밀며 “계약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위약금을 내라”고 협박하면서 거절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임 씨가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속옷과 성인용품을 압수하는 한편 자택 및 차량에서 발견된 계약서와 연락처를 바탕으로 청소년 10여 명과 성인 여성 40여 명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자 조사과정에서 유사 업체의 범죄 혐의를 포착한 만큼 수사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경찰청 장응혁 아동여성보호팀장은 3월 24일 기자와 만나 “청소년이 관련된 사건으로 경찰도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피해자들이 성인이라 해도 20대 초반이거나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라 가족에게 밝히길 꺼려하고 자신들의 자료가 공개될까 걱정하는 등 충격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훈철 인턴기자 boaz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