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A 씨에게 징역 22년과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및 10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B 씨에게는 징역 6년과 80시간의 아동학대 범죄예방을 위한 이수명령 및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A 씨는 2021년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경기 화성시에 있는 주거지에서 당시 생후 33개월이던 C 양(2)을 손과 주먹, 나무로 만든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했다.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인인 B 씨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폭행으로 인해 반혼수 상태에 빠진 C 양을 즉각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혐의도 있다. 뒤늦게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C 양은 지난 7월 11일 끝내 숨졌다.
이에 검찰은 C 양 사망 이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에게 아동 학대살해 죄를 적용했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만으로 기소됐던 B 씨에게는 아동 학대치사 혐의를 추가했다.
이날 법원은 A 씨 부부 각각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는 C 양이 자주 울거나 고집을 부리는 이유로 자신과 가족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화목을 저해한다고 여겼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울 때마다 친자녀에겐 하지 않는 신체적 학대를 하기 시작했고 강도가 높아졌다. 급기야 이 사건 당일 피해 아동이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소한 이유로 뇌출혈로 쓰러지게 했고 방치해 사망하게 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판결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5월 6일 자택 현관에서 입양한 딸인 C 양의 뺨을 때렸다. 같은달 8일에는 자택 안방에서 피해 아동의 뺨을 4차례 때리기도 했다. 제판부는 “가장 중요한 살인의 고의에 대해서도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C 양이 33개월에 불과한 점, 아동의 얼굴과 머리를 심하게 때리면 뇌손상까지 연결돼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됐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B 씨에 대해서는 “온가족이 친정으로 가던 5월 8일 C 양의 몸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확인되는데 부모라면 잠을 자는 것과 사지가 그냥 늘어지는 차이는 분명히 알 것”이라며 “그런데 머리와 얼굴에 멍이 든 아이를 친정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아이를 마스크로 가린 채 그대로 친정 안방에 두고 나왔으며 아이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119를 부르는 등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방임 및 유기혐의가 소명하다”고 했다. 이어 “피해 아동이 학대를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학대 방지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직접 구타한 것은 아니라도 그 행위로 아동이 사망에 이른 것은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C 양은 보육원에서 자라 입양되는 등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피해아동이다. A 씨는 그러한 아이가 자주 울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신체적 학대를 저지르고 그 강도까지 높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원은 친자녀 양육 등을 고려해 B 씨에 대해서는 이날 법정구속 시키지 않았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