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면 우리 머릿속에는 하나의 풍경이 떠오른다. 바로 김장 풍경이다. 한곳에 모여 배추, 양념과 씨름하다 김치가 냉장고 가득 채워지는 순간이다.
비로소 찾아오는 이유 모를 안도감. 비록 희미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저마다의 맛과 추억을 떠올리며 김장을 한다. 김치 한 그릇에 담긴 우리네 마음을 담았다.
이번 편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배우 소유진과 어머니 이성애 씨가 참여했다. 소유진은 어머니와 함께 김치를 담그며 모녀의 김장 풍경을 담담히 보여주는 한편 내레이션을 통해 김치와 이를 담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전한다.
손맛 좋다는 평이 주변에 자자하다는 소유진의 어머니 이성애 씨. 방송에선 손맛뿐만 아니라 맛깔나는 입담 또한 뽐냈다. 소유진은 어머니와 함께 김치를 담그며 첫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바로 시어머니가 해준 총각김치에 대한 이야기. 그때의 김치가 너무 맛있어 잊을 수가 없다고. 그 특별한 총각김치 과연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편 소유진의 어머니 이성애 씨는 사위(요리연구가 백종원)와 김치의 간을 두고 벌어졌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소유진을 누구보다 싱겁게 키웠다는 어머니와 대한민국 대표 '단짠' 입맛 사위(백종원) 사이에는 김치를 두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김치의 특별함은 단순히 맛과 영양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인, 혹은 한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김치와 관련한 기억을 갖고 있다. '진짜 김치'를 보여주겠다며 영국에서 홈메이드 김치를 만드는 '김앤치'의 김미은 씨, 넷플릭스에 한국 음식을 소개한 한국 콘텐츠 전문가 '대니얼 리 그레이'가 생각하는 '두유 노우 김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민들레김치'를 상품화한 김치 연구가 박광희 씨의 단 하나의 맛 등 김치와 김장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서로 다른 배경과 삶이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음식 '김치'를 통해 같은 맥락으로 이어진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것과 마주칠 때, 우리는 때때로 감동을 한다. 하와이의 음식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Kimchi(김치)'가 그렇다. 최근의 K-Food 열풍이 있기도 한참 전부터 하와이에선 김치를 먹는 게 일상이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메이드인 하와이' 김치만 여러 종류에 달한다.
이 특별한 풍경은 118년 전 최초의 하와이 이민자가 도착했던 그 날로 돌아가 본다. '김치' 그리고 '김장'이 하나의 문화유산이 된 건 누군가의 특별한 노력이나 의도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저마다의 추억과 김장이라는 과정을 통해 그것들이 재생산되어왔기 때문이다.
잊히는 것들을 기록하는 작가 박린이 만든 '할머니의 요리책'도 그렇다.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의 음식이 잊히지 않기 위해 할머니와 손녀가 쓴 책. 그 책의 가장 첫 레시피도 '배추김치'였다.
전통적인 '불고기'부터 최근의 ‘치킨’까지.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 음식의 스펙트럼은 깊고도 넓지만 '김치'가 가진 의미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다큐 인사이트 '겨울이 오면'은 우리 안의 평범한 경험들로부터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와 김장의 의미를 찾는다.
2013년 유네스코는 가족, 이웃과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를 세계무형유산에 등재하기도 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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