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고민 해결용’ 타로·별자리 등 폭발적 인기…사기 및 정보 유출 등 부작용 늘자 당국 통제 나서
타오바이바이는 올해 7월부터 별자리 블로거 활동을 시작했다. 회원들이 태어난 날짜를 알려주면 그에 맞는 별자리로 운세를 봐주는 블로그를 운영했다. 지금 타오바이바이의 블로그 회원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타오바이바이는 물고기자리인 회원들에게 ‘물고기가 펄쩍펄쩍, 행운이 날아옵니다’와 같은 식으로 답을 해줘 호응을 샀다.
1990년대생 펑하오는 “매주 타오바이바이에게 별자리 운세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한 주의 출발이 됐다”면서 “물론 재미로 보는 것이긴 하지만, 일정 부분은 나의 길흉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점술 전문가는 “점술과 사주 등은 중국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에는 거북이 등껍질에 나타난 문양으로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곤 했다”면서 “최근엔 전통적인 점술뿐 아니라 외국에서 들여온 카드, 타로 등도 젊은이들에게 큰 유행이다. 취업과 진로 등에 고민이 많은 이들이 운세 보기에 빠지고 있는 원인을 탐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리타이항은 2019년부터 타로 점을 봤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시기였다. 공부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너무 컸는데, 타로 점을 보기 시작한 이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리타이항은 대학원 합격 여부에 대한 운세가 모두 긍정적으로 나와, 그 이후부터 공부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리타이항은 “타로를 보는 행위는 생활 속에서 큰 위로를 준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한 번씩 보면 안정을 찾는다. 결과가 꼭 맞지 않아도 재미로 하는 것이니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타이항은 현재 온라인에서 타로 관련 책들을 구입해, 타로 점을 보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 리타이항은 “이왕이면 내 운명을 직접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샤오펑은 대학 졸업 뒤 2곳의 회사에 취업이 됐다. 베이징의 유수한 기업과, 비록 규모는 작지만 잠재력이 큰 회사였다. 어느 회사를 갈까 고민하던 샤오펑은 점술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점술가는 샤오펑에게 1부터 10까지 숫자 중 우선 3개를 고른 뒤, 거기서 다시 1개를 골라 달라고 주문했다. 점술가는 그 숫자를 본 후 한 회사를 점찍어줬다. 샤오펑은 고민하지 않고 베이징의 회사를 택했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타로와 점술 등에 열광하는 2030세대의 질문은 이처럼 실생활과 밀접해 있다. 이를 잘 들여다보면 젊은이들의 고민과 관심사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이성친구와 헤어질까 말까’ ‘대학원과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도 될까’ 등과 같은 질문이 대부분이다.
중국과학협회가 공개한 ‘3차 중국 대중의 미지의 현상 표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4명 중 1명은 점술 등에 대해 ‘믿는다’고 답했다. 또 운세를 직접 본 중국인은 40%에 달했다.
그러다보니 2030세대 중에선 관련 직종에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타로 점술가인 저우루야로는 최근 베이징에서 타로카드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3일 동안 실시되는 입문 교육은 5800위안(약 108만 원)이었는데 수강생이 몰렸다. 이 중 1기 수강생 10명이 선발됐다. 이 수업을 듣기 위해선 1만 4800위안(275만 원)을 내야 한다. 타로 점으로 큰돈을 벌고 있는 저우루야로에게 ‘쏠쏠한’ 부업인 셈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온라인 점보다 오프라인 점을 봐주는 곳이 더 영업이 잘된다는 점이다. 결혼, 취업, 사업, 이직 등을 전문으로 하는 점집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오프라인 점포들은 팔찌, 부적 등으로도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점을 핑계로 사기극을 벌이는 일도 빈번하다. 부적 등을 고가에 사게 하는 행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점을 봐준 한 업자가 손님의 털어놓은 약점을 갖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일도 발생했다. 그런데도 이를 규제하는 법은 전무한 상태다.
난징대학교 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왕후이칭은 “최근 점술로 인한 정보 유출 사태가 심각하다. 예를 들면 혼인 상담을 하러 온 손님들의 정보를 점술가들이 중매업체에 팔아넘기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 투자 상담을 했는데, 이를 외부로 흘려 크게 피해를 보게 한 일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궈샤오밍 변호사는 “점을 치는 행위는 여러 가지 위법 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점술로 미신을 퍼트려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건강을 해치거나 치안을 불법화할 경우 최고 15일의 구류 또는 1000위안(18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 점술 행위에 대해선 사기죄 적용도 검토할 예정이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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