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비자금 추적, 전씨 명의 서초 땅 찾아내…차남-박상아 재혼, 치매 투병 특종 보도까지
일요신문의 전두환 씨 비자금 추적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요신문은 190호에 게재된 ‘전 씨 과천 땅 투기 잡았다’ 기사를 통해 소문만 무성하던 전두환 씨 일가의 부동산 투기 실상을 최초로 밝혀냈다. 경기도 과천시에 서울대공원이 지어진다는 개발정보를 미리 입수한 전 씨의 형 기환 씨와 처남 이창석 씨가 경기도 과천시 일대에 부동산을 1976년도부터 조직적으로 매입했고, 1978년 서울대공원이 지어지자 땅값이 급등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내용이다.
2001년에는 일요신문 467호를 통해 ‘전두환 13세 손자 10억대 부동산 소유’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가 이뤄진다. 전두환 씨 장남인 재국 씨의 외아들 우석 군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요지의 땅과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우석 군이 평당 1000만 원대 땅을 취득할 당시(1997년) 나이는 9세에 불과해 누가 우석 군에게 이 땅을 증여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었다. 취재 결과 땅을 유증해준 인물은 우석 군의 외증조 할아버지뻘 되는 고 김종록 씨였다. 다만 유증 당시 김 씨 재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출처에 의혹이 제기됐었다.
바로 다음주, 일요신문은 468호를 통해 ‘전두환 16세 손녀도 10억대 부동산 소유’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우석 군에게 10억 원대 부동산을 유증했던 김종록 씨가 재국 씨의 딸 수현 양에게도 10억 원대 부동산을 유증한 사실이 밝혀진 것인데, 역시 의혹은 김 씨가 단순한 명의신탁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부분이었다.
2003년에는 일요신문 573호에 실린 ‘전 씨 일가 숨은 재산 추적공개’ 기사를 통해 전 씨 직계 가족의 재산 상황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봤다. 부동산 시세 등을 감안해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난 전두환 씨 일가의 재산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가족들이 겨우 생활하는 정도라 추징금 낼 돈이 없다”던 전두환 씨의 발언을 무색하게 했다.
2004년에는 일요신문 651호에 게재된 ‘전두환 일가 이상한 부동산 거래’ 기사를 통해 그해 5월 전두환 씨 일가가 경기도 연천군 일대의 3500여 평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이런 끈질긴 비자금 추적은 2004년 일요신문 654호에 실린 ‘전두환 본인 명의 땅 찾았다’ 특종 보도로 이어졌다. 전두환 씨 장남 재국 씨가 운영하는 (주)시공사 건물과 인접한 서초동 1628-67 일대 토지가 전두환 씨 본인 명의로 되어 있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당시 시가 7억 6000만 원대에 달하는 알짜배기 땅이었다. 이 기사를 특종 보도한 천우진 기자는 거듭된 현지답사는 물론이고 서초동 일대 등기부등본 1000여 통을 떼는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전 씨의 숨겨진 땅을 찾아냈다.
이 특종 기사를 계기로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은 땅’ 찾기에 돌입했으며 일요신문이 찾은 서초동 땅에 대해 즉시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그 이후에도 2011년 일요신문 1004호 ‘전두환 장남 재국 씨 70억대 부동산 매입 단독공개’, 2012년 일요신문 1074호 ‘전두환 장녀 이상한 부동산 거래’, 2015년 1204호 ‘전두환 일가 수상한 부동산 공매 단독보도’ 등의 기사를 통해 전 씨 비자금 추적을 계속 이어갔다.
비자금 추적 이외의 전두환 씨 일가 관련 특종 보도도 이어졌다. 2003년 일요신문은 600호에 실린 ‘전두환 차남 전재용-톱 탤런트 A 양 수상하다’ 기사를 특종 보도했다. 당시 검찰은 현대비자금 사건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불거진 전두환 씨 차남 재용 씨의 ‘괴자금 100억 원’ 보유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는데 톱 탤런트 A 양도 함께 내사 중이었다.
일요신문은 전재용 씨와 A 양이 네 차례나 동일한 날짜에 같은 나라로 출국했다가, 같은 날짜에 귀국한 상황을 포착해 단독 보도했다. A 양은 바로 나중에 전재용 씨와 결혼한 탤런트 박상아다.
2007년 4월에는 ‘[단독확인] 전두환 차남 전재용 씨 이혼’ 기사를 보도해 박상아와의 결혼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결국 전재용 씨는 한 달 뒤인 5월 박상아와 함께 귀국해 사실혼 관계로 곧 결혼식을 가질 것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리고 귀국해서 함께 사는 이들의 모습은 7월 ‘[특종] 전재용-박상아 외출 잡았다’ 기사를 통해 일요신문에서 단독 공개했다.
전두환 씨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도 일요신문을 통해 최초로 보도됐다. 2017년 일요신문은 1327호에 실린 ‘[단독] 신군부 인사 “전두환 전 대통령 치매 걸렸다”’ 기사를 통해 전 씨가 알츠하이머병에서 발현된 치매 초기 상황임을 특종 보도했다. 당시만 해도 짧은 시간 안에 같은 질문 여러 번 반복할 정도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전두환 씨를 가까이에서 보좌해 온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역시 “연세도 있고 해서 가까운 기억이 안 되는 등 그런 일이 있는 것 맞다. 추가적인 부분은 나중에 기회를 봐서 말하겠다”며 전두환 씨의 정신건강 이상을 일부 인정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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