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대했는지 의심스럽다” 지적…중형 선고돼야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 심리로 열린 김 아무개 씨(20)와 안 아무개 씨(20)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들이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두 달 동안 계속된 폭행으로 피해자는 6월부터 기력이 없어 스스로 걷지 못했으며 사망 직전에는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등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자를 두 달 동안 감금 폭행하며 가혹 행위를 일삼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며 "이들이 과연 (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대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씨와 안 씨는 지난 4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피해자이자 동창생인 박 아무개 씨(20)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에 감금한 뒤 폭행·고문해 폐렴과 영양실조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숨진 채 발견된 박 씨의 몸무게는 34kg로 심각한 저체중 상태였다.
이들은 평소 박 씨를 괴롭히다가 지난 1월 박 씨가 상해죄로 자신들을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본격적으로 범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 취하를 강요하기 위해 박 씨를 대구에서 납치한 뒤 서울 오피스텔에 감금했고, 케이블 타이로 몸을 묶은 뒤 음식을 주지 않은 채 방치하고 폭행하는 방식으로 고문했다. 또 박 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578만 원 상당을 갈취하기도 했다.
한편 김 씨와 안 씨의 1심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21일로 예정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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