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푸들 16마리 등 개 19마리를 입양해 학대한 뒤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소형견을 군산 사택으로 입양해 와 학대해왔다. A 씨는 전북지역으로 발령 받은 뒤 군산에 있는 사택과 경기도 자택을 오가며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는 지난달 27일 입양을 보낸 견주의 제보를 받고 A 씨를 찾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은영 대표는 같은달 29일 A 씨의 집을 방문해 오랜 회유 끝에 그동안 입양 온 푸들을 모두 죽였다는 자백을 받았고 입양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화단에서 두 마리의 사체를 꺼냈다.
A 씨는 입양한 개들을 물속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닿게 해 극심한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고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체 부검 결과 두개골과 하악 골절, 몸 전반의 화상 등 학대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A 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개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견주가 "강아지가 잘 있느냐"고 물어보면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동물 학대를 의심한 한 견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푸들을 입양한 사람이 계속 (개가) 사라졌다고 한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2일 A 씨가 아파트 화단 곳곳을 파헤치는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행동을 보인 것을 이유로 긴급체포했다. 이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을 이유로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검증 등 절차를 통해 아파트 화단 등에서 8구의 동물 사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