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속의 여대생들은 각 달마다 한 명씩 속옷 차림으로 포즈를 취한 채 한 목소리로 ‘부정부패 반대’를 외치고 있다. 가령 한 손에는 후라이팬을 들고 또 다른 한손에는 반죽 밀대를 들고 서 있는 1월의 모델은 “뇌물 받은 사람들을 재교육 시킬게요”라고 말하면서 협박(?)하고 있다. 또한 5월의 모델은 속이 훤히 비치는 웨딩드레스를 입고는 “부패한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다. 이 달력은 ‘나쉬’의 친푸틴 성향을 고려했을 때 최근 크렘린궁이 벌이고 있는 ‘반부패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나쉬’의 이런 반부패 운동을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은 “러시아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못마땅해 하고 있다. 말하자면 도대체 누가 누구를 상대로 부정부패 운운하느냐는 것이다. 크렘린궁이 러시아의 부패와 싸우기는커녕 되레 눈감아주고 심지어 조장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운동은 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푸틴 정부 시절 러시아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154위를 기록하면서 망신을 당한 바 있다.
한편 ‘나쉬’는 푸틴의 최측근인 바실리 야키멘코가 창설했으며, 항간에서는 훗날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자신을 상대로 혁명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한 푸틴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조직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