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5일 전원회의서 검찰 고발 여부 등 결정…SK “최 회장 공정 경쟁입찰 거쳐 지분 매입”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5일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검찰 고발 여부 등을 결정한다. 최태원 회장 측의 비공개 심의 요청에 따라 이날 회의 내용은 일부만 공개될 예정이다. 대기업 총수가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는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원회의는 공정위의 최고 의결기구로 법 위반 기업을 제재할지, 어떤 처벌을 내릴지 등을 정한다.
앞서 해당 사건을 2018년부터 조사한 공정위는 올해 8월 위법성이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SK그룹에 보냈다. 심사보고서에는 최태원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제재안이 포함됐다.
이번 의혹은 2017년 SK(주)가 당시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고 남은 지분 29.4%를 최태원 회장이 인수하면서 불거졌다. SK그룹은 2017년 1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 8138원에 인수했고, 그해 4월 나머지 지분 49% 중 19.6%를 KTB PE로부터 주당 1만 2871원에 인수했다. 추가 매입분의 가격이 낮아진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나머지 29.4%는 8월에 최 회장이 공개 입찰을 거쳐 같은 가격(주당 1만 2871원)에 매입했다.
2017년 11월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최태원 회장의 지분 매입 과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SK(주)가 49% 잔여지분을 취득할 때, 당초 매입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외돼 3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데도 잔여 지분을 전부 취득하지 않고 이 중 19.6%만 취득했다”며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취득했는데, 이는 상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회사 기회 유용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최태원 회장이 29.4%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확보했는지다. 회사가 이를 알고도 총수에게 지분 취득 기회를 넘긴 것이 입증되면 공정거래법의 총수 사익편취 조항 가운데 ‘사업기회 제공’에 해당한다.
SK 측은 “주요 사안 특별결의가 가능한 총 70.6% 지분을 매입한 상황에서 그 이상의 지분 매입은 추가 효용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불필요한 추가 투자를 아껴 2017년 7월 글로벌 물류회사 ERS 지분 인수와 이듬해 SK바이오팜 유상증자 투자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는 입장이다. 이어 “당시 입찰에는 해외 경쟁 업체도 참여하는 등 투명하고 적법한 경쟁이 이뤄졌다. 최태원 회장에게 지분 밀어주기를 하려면 중국 기업 입찰자와 채권단 등 이해관계가 다른 참여자들이 공모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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