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페이스풀 |
중국은 과거 마오쩌둥 시절에는 불륜 상대를 두는 것은 중혼으로 규정, 법률로 엄격하게 금지했다. 하지만 경제 발전으로 인해 성이 개방되며 의식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에서는 불륜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한 마케팅 업체가 2010년 중국 거주 20~60대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국라이프스타일백서>에 따르면, 결혼 후의 외도에 대해 무려 58%가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한편 광둥성 선전은 ‘불륜 유토피아’라 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중국 언론은 선전의 별칭으로 ‘제2의 부인이 사는 동네’라 부르기도 한다고. 선전에 가서 불륜을 취재한 미국인 저널리스트 파멜라 드러커맨 씨에 따르면 선전 외곽에는 부유층 남성과 살림을 차린 젊은 여성들이 모여 있는 단독 주택 단지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애인을 두는 게 부자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것. 그런가 하면 한 언론에서는 부정부패로 유죄판결을 받은 당원이나 당 간부의 95%가 애인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남성이 불륜으로 여성에게 접근할 때, 특이하게도 자신의 배우자를 매우 칭찬한다고 한다. 자신이 여성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가정을 깨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면서 연애 관계를 냉철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라고.
하루가 멀다 하고 정치인의 불륜 스캔들이 터져 나오는 프랑스는 불륜을 도덕성 결여로 생각하지 않는 국민이 많다. 고 미테랑 전 대통령의 1996년 장례식에는 정부 안 팽조와 딸 마자린이 공개적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는 불륜을 하더라도 타인의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 별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불륜에 개방적인 태도인데도 의외로 불륜 비율은 낮다. 불륜을 철저히 죄악시하는 미국과 비슷한 15% 수준이다.
▲ 스위트리틀라이즈 |
특이한 점은 일본 여성들은 불륜상대 남성의 조건으로 수입이나 사회적 지위, 학력, 연령은 거의 따지지 않는다는 것. 애인에게 가장 바라는 게 뭐냐 묻는 질문에 ‘속궁합’, ‘착한 마음씨’란 답이 1, 2위를 차지했다. 더 놀라운 점은 불륜을 경험한 적이 없는 기혼여성 중 약 15%는 ‘불륜을 하고 싶은데 적당한 상대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불륜을 다루는 논픽션 작가 구도 미요코 씨에 따르면, 일본의 독신 여성이 불륜을 할 경우 예전과 달리 남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30대 미만의 경우 여성의 가처분 소득이 같은 세대 남성을 앞질렀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그런 만큼 남성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자존심 센 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현재 가장 불륜 비율이 높은 나라는 러시아. 공산주의 시절 억압되어 있던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된 탓인지 일부 도시에서는 바람피우는 걸 아예 드러 내놓고 자랑한다고 한다. 러시아는 중년 남자가 귀하다. 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해 1980년대 이후 러시아 남성의 평균 수명이 65세에서 58세로 뚝 떨어졌다. 65세만 놓고 볼 때 여성이 100명이면 남성은 46에 불과하다. 모스크바 거주 54세 남성은 신장이 150㎝에 뚱뚱한 타입인데도 직장 내에서 인기가 많아 불륜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한편 나라마다 불륜을 일컫는 은어도 다르다. 이스라엘에서는 ‘구석에서 음식을 먹는다’, 아일랜드에서는 ‘오프사이드 플레이’, 러시아에서는 ‘왼쪽 길로 돌아간다’라고 표현한다고. 그런가 하면 네덜란드에서는 ‘몰래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흥미로운 표현을 사용한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