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 ‘허위경력’은 공소시효, 이재명 아들 이동호 씨 ‘도박·성매매’는 혐의 입증이 관건
두 후보 가족의 의혹에 대해 각각 고발 조치가 이뤄진 상황이다. 두 사건 모두 수사를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처벌 가능성은 조금 다르다. 두 사람 모두 혐의 일부에 대해서는 인정하며 사과를 했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김건희 씨는 처벌이 어렵거나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동호 씨의 성매매 의혹은 입증이 어렵다. 물론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관련 의혹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 이동호 씨가 불법 도박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됐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 씨를 상습도박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은 200여 건인데 이 가운데에는 불법 해외 포커 사이트의 칩을 거래하자는 내용의 글도 100건가량 있었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불법 도박장을 방문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곧바로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했을 분들에게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인정했다.
불법 도박 자체를 이미 인정한 상황에서 관건은 불법 도박의 종류, 횟수, 판돈이다.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 조금 더 처벌수위가 높아진다. 다만 단순 오락으로 보기에는 이미 횟수나 금액이 상당한 상황이다. 단순 도박의 경우 형법 246조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으로 벌금형을 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이 강해진다. 이 씨의 1년 7개월 도박 경험담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상습성 인정도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강력 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많은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박의 경우 공소시효가 5년인데, 도박은 본인이 부인할 경우 혐의를 입증하는 게 조금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면서도 “글을 올린 내용을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한다면 상습도박으로 처벌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면 벌금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형사 재판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단순 도박 참여의 경우 기존 전과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판돈 금액이 수천만 원 수준인데, 초범이라고 하면 보통 벌금형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내다봤다.
이 씨는 도박 외에 성매매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씨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 ‘내상을 입었다(불법 마사지 후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표현)’ 등 불법 마사지 업소를 출입했다고 추론할 수 있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씨는 할머니 발인 다음 날에 마사지 업소 후기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성매매 불법 마사지 업소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라고 하는데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명한 상황.
성매매 의혹 역시 가세연 측에서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상황에서 수사가 불가피하다. 다만 실제 입증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성매매 사건의 경우 현장을 확보해서 ‘성매매를 하고 있었다’는 입증되지 않는 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선 변호사는 “후기가 충분히 ‘성매매를 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지만, 본인이 이를 부인할 경우 결제 내역이나 실제 업소와의 연락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현금으로 주고받았고 ‘성매매는 하지 않고 마사지만 받았다’고 주장할 경우 기소하기 애매할 수 있다”고 점쳤다. 현재 해당 업소는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성매매보다 더 복잡한 사건이 김건희 씨 사건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은 김 씨가 한림성심대학교와 서일대학교에 시간강사로, 또 수원여자대학교 안양대학교 국민대학교에 겸임교수로 지원했을 때 중·고등학교 및 대학 강사 근무 이력, 그리고 학력 등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것이다.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 교수 지원서에 허위경력과 가짜 수상 기록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겸임교수를 지낸 안양대와 국민대 등에서도 허위 또는 과장된 경력 및 수상 기록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김 씨는 수원여대 교수 지원서에서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썼으나 협회는 재직증명서가 어떻게 발급됐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재직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 부서장 역시 “김 씨를 본 적이 없다”며 재직 사실을 부인했다.
문제는 사문서 위조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공소시효만 따졌을 때는 처벌이 불가하다.
다만 경찰과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처벌 가능성은 있다. 공소시효 전에 제출했던 이력서를 교수 계약 갱신 과정에서 다시 제출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 2016년까지 겸임교수를 지낸 국민대 시절의 경우 공소시효가 아직 유효하다. 또, 학내 규정에 따라서 다시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전 경력과 변화가 없다면 다시 제출한 것으로 본다는 간주 규정이 있다면 2014년에 제출한 것이 2016년에도 제출한 것이 돼 처벌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소 시에는 통상 사문서위조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그럴 경우 집행유예형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이미 김 씨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에 의해 상습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라 경찰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보통 사건이라면 수사기관이 공소시효를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겠지만,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기관도 면밀하게 내용을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적극적으로 처벌한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일부 사안에만 해당하고, 이마저도 다시 이력서를 제출해 평가받는 과정이 없었다면 기소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는 포괄일죄가 된다. 앞선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도 다 처벌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 변호사는 “단순 사문서 위조를 가지고 포괄일죄를 적용한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적용 자체가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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