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머리카락은 참 기묘한 구석이 있다.
머리에 붙어 있을 때에는 그렇게 소중하고, 아름답고, 또 자부심의 상징이 되지만 일단 머리에서 빠지는 순간에는 정반대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은 불결하고 역겨울 뿐 예전처럼 대접(?)을 받지 못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머리카락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 대학생이 있다. 캠브리지대학에서 크리에이티브 아트를 전공하는 케리 홀리(23)의 작품의 주된 소재는 다름 아닌 머리카락이다.
실제 사람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엮어서 만든 ‘머리카락 목걸이’가 바로 그것이다. 벽지 패턴을 본뜬 추상적인 무늬를 주로 만들며, 이렇게 만들어진 목걸이는 더 이상 역겹고 지저분한 머리카락이 아닌 근사한 액세서리로 재탄생한다.
작품에 사용하는 머리카락은 일본인 친구의 도움을 받고 있다. 늘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 여성은 5년에 한 번씩만 머리를 자르며, 한 번 자를 때마다 30㎝를 잘라서 홀리에게 건네준다.
지금까지 모두 5개의 작품을 완성했으며, 한 작품당 60시간이 소요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