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양 감염 돌연변이라 확산 빠르지만 증상 약해…발열 없이 콧물·두통·피로감, 감기 증상과 유사
①감염되면 얼마나 위험한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 증상은 일반적으로 경미하며, 델타 변이나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폐조직에 손상을 미치는 정도 역시 현저히 낮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폐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대학의 미생물 병리발생학 교수인 앤드류 프레스톤은 “남아프리카에서 작성한 보고서들에 기록되어 있는 다수의 경우를 살펴보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심각한 질환이 유발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프레스톤 교수는 “다만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발현은 인종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1차 대유행 당시 다른 나라들보다 비교적 타격이 심했다. 이는 영국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심각한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또한 저마다 면역력 수준이 다르고 지금까지 살면서 감염됐던 유행성 질병들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노팅엄대학의 바이러스학 교수인 윌 어빙은 “궁극적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는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어빙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면역체계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느냐, 그리고 감염되는 바이러스량이 어느 정도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즉,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 입자가 몸 안으로 침투했는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어빙 교수는 또한 “감염이란, 병원균을 복제하려는 시도와 인체가 병원균을 제거하려는 시도 사이의 경쟁이다. 백신의 이점은 몸의 반응을 빠르게 하고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면역체계가 이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을 더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②왜 다른 변이와 증상이 다른가
오미크론 증상은 미각 및 후각 상실과 같은 전형적인 코로나 증상보다는 콧물, 두통, 피로감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프레스톤 교수는 “이는 오미크론이 이전의 변이들과 다른 많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추측했다.
예를 들어 오미크론 변이체에는 총 50개의 돌연변이가 있으며, 이 가운데 항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만 32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 이는 델타 변이가 갖고 있는 16개와 비교하면 훨씬 많은 수다. 그리고 이런 돌연변이들 가운데 일부는 인체의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기존 변이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프레스톤 교수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올해 더 많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증상의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침투하면 우리 몸은 병원균의 번식을 늦추도록 발열과 같은 증상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주요 증상으로는 콧물, 두통, 피로감, 재채기, 인후통 등이 있다. 이에 반해 잦은 기침, 발열, 미각 및 후각 손실 등 전형적인 코로나 감염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만일 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라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가능한 집에 머물면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③왜 전파력이 강할까
프레스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강한 이유는 돌연변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체내에서 코부터 인두까지 이르는 상기도에서 주로 증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킹스 칼리지 런던의 팀 스펙터 유전역학 교수는 “오미크론은 누군가를 감염시키기 위해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다행인 점도 있다. 오미크론 감염 환자와 접촉 후 2일만 지나면 증상이 발현된다는 점, 그리고 감염 지속 시간이 다른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이 그렇다. 사실 이는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이상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 감염된 사람이 더 짧은 시간 동안에만 바이러스를 배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배출되는 바이러스량도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질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④델타에 감염된 사람은 오미크론에도 감염될까
간단히 말하면 ‘그렇다’. 오미크론은 델타 같은 다른 코로나 변종에 이미 감염됐거나,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긴 면역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나타나는 모든 증상은 이전에 감염된 적이 없거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경미하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⑤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은 언제일까
영국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위티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이전 변이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절정에 달했다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이유에 대해 프레스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사람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감염된다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오미크론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감염률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모임 제한, 재택근무 등 생활 속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스펙터 교수는 강조한다. 다만 2022년에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대유행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확산 속도가 2022년 초 정점을 찍었다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⑥가족 가운데 한 명이 양성이라면?
재택 치료를 해야 할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확진자로부터 가능한 멀리 떨어져서 지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면 감염될 확률이 높으므로, 가급적 같은 공간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프레스톤 교수는 “이론적으로 바이러스는 문 밑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문틈으로 공기가 빠져나오는 양은 문을 완전히 열었을 때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다”라고 상기시켰다.
코로나 환자가 머물고 있는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놓도록 해야 한다. 이때 얼마나 환기시켜야 하는가는 방의 크기에 달려있다. 만약 공기가 잘 순환된다면 몇 분이면 충분하다. 화장실 공간은 특히 타액이 묻어있을 수 있는 세면대와 수도꼭지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도록 한다. 물론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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