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12월 14일과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17.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이재명 후보의 비호감도는 57.3%, 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는 6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히 역대급 비호감도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이번만큼 네거티브 캠페인이 난무하는 선거는 없었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은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다. 선거에서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근소할 경우, 네거티브 캠페인은 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은 선거일로부터 2주일 정도 남은 시점부터 시작된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타깃이 되는 후보가 네거티브를 받아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선거에서의 이러한 일반적 전략을 완전히 초월하고 있다. 벌써부터 난타전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다하다 이제는 상대 후보의 부인이 남편에게 사석에서 반말한다는 것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네거티브 캠페인이 난무하는 현실과 후보들의 역대급 비호감도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한쪽은 후보만 선거 운동을 하는 것 같고, 다른 한쪽은 선대위 갈등이 심해져 당내 갈등만 부각되고 후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후보는 열심히 뛰는데 당의 뒷받침이 약한 것 같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선대위의 갈등 양상을 후보가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갈등만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 두 경우 모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처럼 후보만 보일 경우, 선거 운동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대선은 매우 큰 규모의 선거이기 때문에 조직의 충분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런데 후보의 개인기로 대선을 이끌 경우, 위험 요소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를 고스란히 후보 혼자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역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선대위 내분 양상이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먼저 꼽을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은 후보의 정치력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정치란 갈등을 조정하는 존재다. 조정해야 할 갈등에는 당내 갈등도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수습하는 능력도 정치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갈등에서 윤석열 후보는 그런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갈등 해결을 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그런 것이 민주주의”라며 갈등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 후보가 자신의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그 이후의 모습도 문제다. 이준석 당대표가 선대위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이후, 윤석열 후보는 갈등 해결을 위한 모든 조치를 김종인 위원장에게 일임한다고 했다. 이것도 문제다. 김종인 위원장을 원톱으로 하기로 했으면, 선대위 구성부터 김 위원장에게 일임했어야 했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개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대위를 꾸려놓고 이제 와서 전권을 줄 테니 선대위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라고 한다. 그러니 이것 역시 정치력과 합리성을 갖춘 후보의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현재 이낙연 전 총리의 등장으로 다시금 진용을 갖추려는 민주당 선대위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누가 먼저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하느냐가 아마도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후보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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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