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정상적인 일상이 계속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여행을 가는 것도, 같이 밥 먹는 것도 그리고 공연장을 간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무대를 향해 환호하던 모습은 이제 까막득한 기억 속 세상이 되었다. 그러하기에 무대에 서는 것을 업으로 살아온 이들에게 지난 2년은 고통 그 자체였다.
홍대 인디밴드를 비롯해 노래하고 음악을 만들던 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룹 디아코니아의 리더인 최동원씨는 생계가 막막해진 상황에서도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생활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보컬 레슨까지 비대면 거리두기로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여건이 벼랑 끝까지 몰리기도 했고 그룹 멤버들도 비슷한 이유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던 차에 KBS 오디션 프로그램인 '새가수'에 멤버 허은율 씨와 함께 출연하면서 무대에 대한 갈증도 풀고 자신들이 속한 그룹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방송 출연을 계기로 다시 그룹 활동을 재개하려 안간힘을 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본다.
4인조 헤비멜탈 락 밴드인 '배드램'은 홍대거리에서는 꽤 알려진 실력파 인디밴드다. 하지만 이들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무대를 업으로만 삼기엔 현실이 너무 냉혹했고 결국 4명 모두 하나 둘 산업현장에 취직을 했다.
리더보컬인 이동원씨는 도시재생분야에서 일을 시작했고 드러머 최주성씨는 금형공장에서 기계를 깎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 밤이면 작은 연습실을 빌려 자신들만의 락 세계를 펼쳐나간다.
지난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행되면서 대면 콘서트를 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잠시 맞기도 했지만 다시 무대와 멀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음악인들 뿐만 아니다. 공연장을 비롯해 녹음실, 연습실, 조명, 음향등 음악산업 전반이 수렁에 빠졌고 이들에 기대어 장사를 하던 카페, 음식점 등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홍대 인디밴드들의 성지로 불리는 한 클럽의 경우 2년간 절반 가까이 문을 닫았고 가게 문을 열어도 공연이 없는 클럽은 적막감만 흐른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등 업계에 따르면 대중음악 공연업계 매출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9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시 위드코로나 정책이 시행되면서 음악계가 살아날 것을 기대했던 많은 뮤지션들. 하지만 시행 한 달도 못돼 급속도로 늘어난 확진자와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일상을 조심스레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일반 사람들도 실망한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음악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단절의 시대에 사람들을 위로할 최고의 선물은 음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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