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비치, 그레이드 대상경주 우승 없지만 압도적 다승…김영관 조교사 챔피언 지켰지만 후발주자 추격 ‘만만찮네’
#기수 부문
부산경마장 다승왕은 페로비치가 차지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다승 1위를 기록한 유현명을 끌어내리고 왕좌에 올랐다. 총 70승을 거두며 2위(52승)와 18승이라는 압도적 차이를 보이며 부산 최고의 기수임을 입증했다. 2위는 52승을 거둔 다실바, 3위는 같은 52승이지만 준우승에서 밀린 유현명이었다. 4위는 50승의 서승운, 5위는 42승의 최시대 기수가 차지했다.
서울의 문세영만큼은 아니지만, 페로비치도 2위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승률 23.7%, 복승률 39.3%, 연승률 52.9%로 전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복승 팬들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다. 열 번 뛰면 다섯 번은 3위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삼복승 팬들은 매 경주 페로비치의 출전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일 정도로 존재감은 엄청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레이드(G) 대상경주 우승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상경주가 몇 번 안 열린 2020년에도 코리안더비(GI)에서 우승했는데, 2021년에는 2세마 대상경주였던 아름다운질주(L) 우승이 유일했다. ‘페로비치’라는 명성에는 많이 부족한 결과였다. 올해는 규모가 큰 대상경주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길 기대해본다.
2위는 52승을 기록한 다실바가 차지했다. 2020년 5위에서 세 계단 뛰어오르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16년부터 6년째 부산에서 활동하며, 매년 5~6위를 기록하다가 2021년에 처음으로 2위에 오르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가장 좋은 궁합을 보인 마방은 2조 강형곤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마필은 비케이존(국2)으로 우승 4회와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최강쏜살(국3)에 기승해서도 3승을 거뒀고, 에코피아(국3)로는 2승을 거뒀다. 따라서 앞으로 다실바와 강형곤 조합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위를 기록한 유현명은 3년 연속 다승왕이었기 때문에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페로비치’라는 뛰어난 기수가 가세했기 때문에 다승왕은 놓쳤지만, 승률이나 복승률은 나빠지지 않았다. 승률 18.8%, 복승률 31.9%로 오히려 자신의 통산 성적(16.7, 30.0)보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이었다. 특히 히트예감(국1)으로 농림부장관배(GⅡ)와 KRA컵마일(GⅡ) 대상경주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내용 면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4위를 차지한 서승운은 2020년보다 두 계단 내려가긴 했지만, 역시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평가된다. 승률 16.4%, 복승률 27.6%로 자신의 통산 성적(15.5, 28.9)과 큰 차이 없이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5년 만에 1군 대상경주 KRA컵 클래식(GⅡ)에서 ‘미스터어플릿’으로 우승하며 나름 만족할 만한 해를 보냈다.
5위를 차지한 최시대도 예년과 같은 꾸준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 4위에서 한 계단 내려가긴 했지만 페로비치가 새롭게 가세했기 때문이고, 승률이나 복승률도 자신의 통산 기록과 거의 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코리안더비였다. 위너스맨에 기승해 2015년 영천에이스 이후 6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거두며 역시 큰 경주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나머지 기수 중에서는 부부인 박재이와 김혜선이 눈에 띈다. 2015년 데뷔 이후 줄곧 중위권을 맴돌던 박재이는 27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8위에 올랐다. 아마도 결혼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김혜선은 23승을 거두며 10위를 기록했다. 중요한 점은 갈수록 내용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두 달간 성적을 조사한 결과 우승 10회, 준우승 9회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승률 12.7%, 복승률 24.1%로 자신의 통산 성적(7.9, 16.1)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리며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조교사 부문
조교사 부문에서는 이번에도 김영관이 다승 1위를 기록했다. 총 338회 출전해서 63승을 거두며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2위는 55승을 올린 백광열, 3위는 46승의 라이스, 4위는 39승의 토마스, 5위는 같은 39승이지만 준우승에서 밀린 권승주 조교사였다.
김영관 조교사는 매년 압도적인 차이로 다승 1위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내용 면에서 최근 들어 가장 좋지 못했다는 평가다. 매년 2위와 큰 차이를 보이며 압승을 거뒀고, 2020년에도 2위와 19승 차이를 보였지만, 2021년에는 그 차이가 8승으로 대폭 줄었다.
승률(18.6)과 복승률(27.8)도 자신의 통산 성적(22.4, 36.1)보다 떨어졌다. 2009년부터 매년 이어오던 대상경주 우승도 2021년에 끊기고 말았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원인으로 보이긴 하나, 다른 마방도 마찬가지란 점에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다행인 점은 마방 대표마 ‘터치스타맨’이 그랑프리에서 준우승하며 살아났다는 것. 또 나이 어린 신예 기대주들이 여럿 눈에 띈다는 점에서 미래는 여전히 밝다. 특히 킹오브더매치(외3), 월드체인지(국4), 부산항갈매기(국4) 등은 앞으로 마방을 책임질 기대주다.
2위를 차지한 백광열은 2020년에 26승으로 6위에 머무르며 부진했으나, 2021년에는 두 배가 넘는 55승을 거두며 2위로 급상승하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승률도 9.7에서 13.1로, 복승률도 18.2에서 23.4로 좋아지며 자신의 통산 성적(12.4, 23.4)에 근접했다.
대표마는 ‘닥터시리즈’ 중에서 가장 형뻘인 닥터카슨(국1)이었다. 우승 5회와 준우승 2회를 거두며 최고 효자 노릇을 했다. 이 외에 닥터패션이 4승, 닥터레이스와 닥터시저가 2승씩 보태며 백광열을 2위로 올리는 데 일조했다.
3위를 차지한 라이스는 2020년 24승으로 8위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46승으로 두 배 가까운 승수를 챙기며 다섯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승률도 11.4에서 15.3으로, 복승률도 21.0에서 24.7로 좋아져 내용 면에서도 향상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 승리매직퀸(국3), 킹앨리(국4), 역전명수(외3), 언브레이크(외4) 등 나이 어린 신예 기대주를 여러 두 보유한 점도 인상적이다.
4위를 차지한 토마스도 라이스와 마찬가지로 2021년에 좋은 성적을 올리며 예전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 2020년에는 24승으로 9위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39승을 거두며 역시 다섯 계단 뛰어올랐다. 5위를 차지한 권승주도 2020년 26승(7위)에서 13승 늘어난 39승을 올리며 두 계단 올랐다.
나머지 조교사 중에서는 데뷔 4년 차의 신인급 조교사 강은석의 약진이 눈에 띈다. 2020년에는 12승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20승을 거두며 뚜렷한 향상을 보이며 처음으로 12위에 올랐다. 운주히어로(국5), 킹새터데이(국6), 글로리킹(국4)은 마방 기대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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