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공연 아우르는 트래블테크 기업 목표…이커머스 부문은 ‘경험 부족’ 지적도
이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야놀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기도 하다. 해외여행 침체기에 풍선효과를 맞은 국내 시장의 선전을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양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야놀자가 그동안 크고 작게 숙박과 여가 관련 국내외 플랫폼들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지만 아직은 국내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었다”며 “코로나 전에도 국내에선 강자였지만 해외여행에선 아직 트립닷컴이나 부킹닷컴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만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다. 항공에 강한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모바일 발달로 젊은 여행자들이 자유여행을 즐기게 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전에는 패키지상품을 제외한 해외자유여행 시장을 대부분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트립닷컴 등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들이 가져갔던 것이 사실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야놀자 입장에서는 해외여행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며 국내여행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은 지금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에 적기일 것”이라며 “코로나 전 해외에 빼앗겼던 여행객이 2년 동안 모두 국내로 돌아왔고 국내 점유율 1위인 야놀자도 코로나 덕을 톡톡히 봤다. 자금력은 전보다 더 좋아졌다. 글로벌에 강하지만 코로나로 타격을 입어 시장에 싸게 나온 국내 기업을 인수하기에도 적기”라고 분석했다.
야놀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국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글로벌 여가플랫폼으로 도약을 노렸다. 고객의 인식에서는 아직 숙박예약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또 대규모 자본을 갖추고 네트워크가 강한 해외 트래블테크 기업들과 경쟁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들의 취소‧환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이 국내 고객과의 CS(고객 서비스) 연결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내 고객들을 위한 CS 시스템을 잘 갖춘 국내 기업이 한국에서만큼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인식도 커졌다. 단순한 숙박예약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좋은 판이 마련된 것이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이번 인수의 핵심은 인터파크의 높은 브랜드 로열티와 서비스 노하우에 야놀자의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인터파크의 브랜드와 티켓 파워를 이용,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와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항공권 발권량 1위인 인터파크는 항공에 경쟁력이 있다. 야놀자의 강점인 숙박과 결합되면 국내외 여행사업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인터파크가 운영하고 있던 패키지 상품 구성 노하우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이 직접 원하는 개별상품을 묶어 개인 맞춤 패키지를 구성하는 ‘다이나믹 패키지’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들의 TV광고처럼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공연티켓 발권 파워를 활용하면 한류를 타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항공·공연·숙박·국내여행을 묶은 인바운드 자유 패키지 상품 구성도 가능하다. 인터파크 플랫폼은 별도로 운영하면서 기술력을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서 야놀자와 협업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야놀자의 트레블테크 기술력과 인터파크의 항공·공연 등 티켓 파워를 접목해 ‘예약→이동→숙박→체험→쇼핑’이 연속으로 일어나며 ‘여행의 모든 것’이라는 야놀자의 슬로건처럼 여행문화 소비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쇼핑과 티켓 부문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영역도 공략할 계획이다. 라이브커머스 등 쇼핑 부문을 전문화된 서비스로 고도화해 선보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여행과 라이프스타일을 묶어 플랫폼 내에서 토탈 여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포부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개인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경험이 부족한 야놀자가 인터파크 쇼핑 부문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터파크 쇼핑 부문이 이커머스 1세대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 후발주자에 밀린 상태다.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전년 대비 20% 넘게 성장한 반면 인터파크 쇼핑부문 거래액은 전년 대비 3%가량 줄었다.
인터파크의 전체 기업가치가 야놀자가 인수하는 2940억 원을 포함해 3900억 원에 그친 것도 여행 부문과는 달리 야놀자가 경영할 인터파크 이커머스 분야의 성장성이 확실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언제 다시 풀릴지 모른다는 것도 리스크다. 또 여행이 재개돼도 코로나19 위험성 때문에 해외 자유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리면 당분간은 안전을 염두에 둔 고객들의 대형 여행사 패키지 상품 선호도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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