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54년 1월 한국 전쟁 후 폐허가 된 거리에 건장한 사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허름한 여관방을 꽉 채운 스무 명의 장정들.
이들은 오직 '하나의 목표'를 위해 차출된 특수 정예 요원인데 한겨울에 땀이 뻘뻘 나도록 달리고 또 달린다. 이렇게 혹독한 훈련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출격'을 위한 것이다. 사내들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바꾸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력을 다해 달린다.
이들이 준비하는 '출격'은 대체 무엇일까. 한편 경무대에서는 각하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이승만 대통령은 출격을 격렬히 반대한다. 일이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설득과 심사숙고 끝에 마침내 각하의 '출격 명령'이 떨어진다. 죽음이 두렵지 않을 만큼 간절했던 출격.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간절하게 만든 걸까.
장정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충성을 맹세한다. 가장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은 홍 아무개 씨(당시 29)다. 최전선에 서게 된 홍 씨는 온몸에 멍이 들고 갈비뼈가 부러질 듯한 고통 속에서도 임무를 위해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출격은 죽음이 두렵지 않을 만큼 간절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간절하게 만든 것인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눈물겨운 '그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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