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단톡방’ 사건 징역 2년 6월 만기 출소…연예계 복귀 질문에 “녹음기 켜고 무슨 말 하냐”
잘나가는 청춘스타들로 서로의 친분이 두터워 함께 사업을 벌이기도 했던 이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범행에 연루돼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이제 그들은 연예계를 은퇴해 일반인이 됐지만, 오랜 기간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그 여파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종훈이 교회가 갔다 나오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또 한 차례 논란을 빚은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이홍기(메인보컬), 이재진(베이스, 보컬), 최민환(드럼) 등 3인조로 활동하는 팝 록 밴드 FT아일랜드는 사실 5인조였다. 밴드 FT아일랜드의 이름은 ‘Five Treasure Island(다섯 개의 보물섬)’의 약칭으로 2007년 데뷔 당시에는 지금의 세 멤버에 최종훈과 오원빈까지 5인조였다. 오원빈이 2009년 1월 24일 탈퇴해 송승현이 새 멤버로 합류해 2019년까지 FT아일랜드 멤버로 활동했다.
리더는 최종훈이었다. 2019년 초 한 연예매체의 기사에선 ‘FT아일랜드를 12년간 별 탈 없이 끌고 온 것은 리더 최종훈의 리더십이었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최종훈은 FT아일랜드 리더로 2007년 데뷔해 ‘사랑앓이’, ‘지독하게’, ‘천둥’, ‘바래’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으며 영화 ‘너는 펫’, 웹드라마 ‘프린스의 왕자’, ‘88번지’ ‘뜻밖의 히어로즈’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2019년 3월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버닝썬 게이트’가 ‘정준영 단톡방’ 사태로 확대되면서 정준영과 최종훈의 친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 2019년 1월 연내 군 입대를 선언한 최종훈은 앨범 발매와 투어 등 5월까지 팬들과의 다양한 만남을 이어가려 했다. 그런데 3월 초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불거지면서 최종훈 연루설이 퍼지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언론의 질의에 아무 답변이 없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3월 12일 밤 “최종훈은 현재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을 뿐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최종훈은 최근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이 있어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바 있었을 뿐, 피내사자 또는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는 입장을 냈다. 여기 더해 악성 루머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그렇지만 최종훈은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결국 5월 9일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촬영 혐의로 구속됐다. 2016년 1월과 3월 정준영, 버닝썬 전 MD 김 아무개 씨, 회사원 권 아무개 씨,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 아무개 씨 등과 함께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까지 한 혐의였다. 최종훈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와 일부 합의를 해 2심에서 2년 6개월로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이 확정됐다. 또한 뇌물공여 의사표시 및 성폭력 처벌법 위반(음란물 배포) 혐의로도 따로 재판을 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최종훈은 연예인이 아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즈음 최종훈이 소속사를 통해 연예계 은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2021년 11월 8일 만기 출소했다.
이제 일반인이 된 최종훈의 근황이 더팩트를 통해 보도됐는데 모친과 함께 서울 강동구 소재의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의 모습이었다. 취재진 카메라를 보고 “뭐하시죠?”라는 반응을 보인 최종훈은 “어떻게 알고 오신 건가. 교회 사람들이 그렇게 제 정보를 흘리고 다니나”라고 묻기도 했다. 연예계 복귀 여부에 대한 거듭된 취재진의 질문에 “나도 트라우마가 있는데 녹음기를 켜고 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최종훈이 “엄마”를 부르자 최종훈의 모친이 취재진에게 와서 “왜 그래요. 뭘 물어봐요”라고 따지기 시작했다. 이어 최종훈의 모친은 언성을 높여 “믿음 안에 살려고 하는 애한테 왜 그러냐”, “별일이다. 하나님에게 혼난다”, “나중에 다 결론이 괜찮을 거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 그런 걸 왜 물어보냐”, “세월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다 해결해 줄 거다. 두고 봐라” 등의 말을 쏟아냈다.
온라인에서는 당시 상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제 은퇴해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종교 활동을 하는 곳까지 취재진이 찾아간 것은 심했다는 반응도 있지만, 최종훈이 취재진의 연예계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반응도 있었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몇 년 뒤 연예계로 복귀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인데, 최종훈 등 버닝썬 게이트와 정준영 단톡방 사태 연루 연예인의 상당수는 아예 은퇴를 선언했다. 기존에는 보기 힘든 은퇴 선언이지만 이것이 곧 연예계에 영구히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닐 수도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게다가 최종훈의 모친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항변한 부분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최종훈 역시 재판 과정에서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었지만 겸손하지 못하게 살아왔다. 부도덕한 행동을 사과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특수준강간이라는 죄명은 너무 무겁고 억울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금도 최종훈과 모친이 당시의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촬영 혐의를 억울해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게다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던 최종훈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반으로 줄어들어 징역 2년 6월이 된 이유는 피해자와의 일부 합의인데 합의를 하고도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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