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 한 달 지나면 정점 찍고 하락…국내 엔데믹 5월 예측, 신규 확진자 폭증기 버텨내야
2021년 12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서구권 국가에서는 일제히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신규 확진자 그래프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다행히 오미크론은 강력한 전염력에 비해 증상은 약하게 나타나 치명률과 위중증률 등은 낮은 편이다. 오미크론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끝나고 앤데믹(풍토병화)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문제는 엄청난 전염력을 통제할 수 있느냐다. 물론 언젠가 신규 확진자 급증이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서겠지만 그 시점이 언제냐도 관건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먼저 이런 변화가 감지된 국가는 영국이다. 100만 명당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놓고 볼 때 영국은 1월 10일 2515.75명으로 정점을 찍고 그래프가 하락 전환했다. 1월 18일에는 1401.74명까지 내려왔다. 영국에서 본격적인 일일 신규 확진자 급등세가 나타난 시점이 2021년 12월 10일 즈음임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하락 반전이 이뤄진 셈이다.
프랑스는 1월 15일 4412.00명으로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가 시작돼 1월 19일 2638.53명을 기록 중이다. 영국보다 훨씬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프랑스지만 그만큼 하락폭도 더 크다. 미국은 1월 15일 2426.61명으로 최고점을 찍고 1월 17일 2103.99명으로 내려왔지만 19일 2267.41명으로 소폭 반등했다. 영국, 프랑스와 유사하게 그래프 자체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지만 아직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다. 이제 서서히 최고 정점을 지나고 있는 분위기로 보인다. 12월 10일경 폭등세가 시작된 프랑스는 35일, 12월 20일을 전후해 폭등세가 시작된 미국은 25일 정도 지난 시점까지의 흐름이다.
미국 역시 일주일 이내에 확연한 하락세가 시작된다면 ‘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 30일 정도 뒤에 신규 확진자 급등의 정점을 지난다’는 가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은 12월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하락하는 분위기였지만 1월 들어 증가 추세가 시작됐다. 12월 28일 272.36명으로 12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증가세로 돌아서 1월 17일 908.89명까지 증가했다. 독일은 1월 초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것으로 보여 역시 한 달가량 지난 시점인 2월 초에 하락 반전이 일어날지 여부가 관심사다.
실제 영국 상황을 보면 분명 희망적이다. 1월 16일(현지시각) 영국에서는 7만 992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한 주 사이 30% 감소한 수치로 입원 환자 수도 2180명에서 1604명으로 6일 연속 감소했다. 오미크론 급등세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분위기다.
이에 영국의 총리실 관계자는 영국 현지 언론들을 통해 “감염 감소라는 희망적인 징후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1월 초 11% 이상에서 8% 이하로 떨어졌으며 입원율도 하락했다. 병상 점유율도 안정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서서히 감소 추세로 접어들고 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백신패스와 재택근무 권고 등 주요 방역 조치를 1월 말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쯤 오미크론 정점을 찍을까. 앞서 살펴 본 유럽 사례는 한국처럼 백신접종률이 높고 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적용이 용이하다. 한국은 1월 20일 발표된 일일 신규 확진자가 6603명으로 서서히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가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라면 한 달가량 뒤인 2월 중·하순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연구소(IHME)가 예측한 한국의 오미크론 감염자 정점도 2월 25일 즈음이다. 다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무려 14만 5000여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과연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길 만큼 급등세가 이어질지, 결국 한 달여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코로나19 극복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IHME의 예측은 비공식 확진자를 포함한 수치다. 오미크론의 경우 무증상 확진자가 많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지 않은 비공식 확진자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65세 이상,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밀접접촉자 등에게만 무료로 PCR 검사를 제공하고 이 외에는 의료기관에서 유료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거나 자가검사키트로 양성 판정을 받아야 무료로 PCR 검사를 받게 한다는 방침이다.
확인되지 않은 비공식 확진자가 급증할지라도 공식 수치에 반영되지 않아 공식 집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10만 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한 달가량 급증세를 이어가다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하면, 다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야 엔데믹이라 해도 될 만큼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을까. IHME는 KBS에 “미국의 경우 4월 말에 엔데믹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IHME 역시 미국의 오미크론에 따른 정점을 1월 중·하순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확진자 급증 추세가 정점을 찍은 뒤 엔데믹까지 다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예측이다. 오미크론에 따른 신규 확진자 급증의 정점은 아워월드인데이터 등 이미 확인된 수치를 기반으로 유추한 것인 데 반해 엔데믹까지의 기간은 아직 관련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의 순수한 예측이다. 그만큼 정확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다만 IHME의 예측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5월 말 즈음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고 엔데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처럼 5월 말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고 엔데믹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사는 진정한 위드 코로나를 고민해야 한다. 다만 더 이상 일상생활의 중단이 아닌 공존이다. 알리 모크다드 IHME 책임 교수는 KBS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는 독감과 같은 수준으로 독감 때문에 나라가 멈추지 않듯 우리는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오미크론 확진자는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지만 상상을 뛰어 넘는 확진자 폭증기를 잘 버텨내야 엔데믹을 맞이할 수 있다. 게다가 비공식 확진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는 곧 확진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는 확진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로 그만큼 감염 통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위험군의 확진도 많아져 위중증률과 입원율도 올라갈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시대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보다 입원율과 위중증률 등의 수치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은 0.6%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확진자가 늘어나면 위중증자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루 1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위중증 환자는 60명, 10만 명이면 600명이 나온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1월 13일 659명이던 위중증 환자는 16일 612명을 기록한 뒤 600명대 아래로 떨어져 19일에는 488명이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위중증률이 떨어질지라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등하면 다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IHME 예측처럼 2월 25일 최고 정점에 이르러 하루 15만 명 가까이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 위중증 환자도 한계 수치인 1000명에 다시 근접할 수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오미크론에 따른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이 3월 초 개학과 맞물려 있다는 부분도 위험 요소다. 자칫 정점을 지나 하락세가 시작될 즈음 학교를 중심으로 추가 확산이 벌어지면 기대와 달리 하락세가 매우 완만하게 나타나거나 정점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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