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 국가들이 쏘아 올린 새로운 산업 의제 녹색전환. 윤리적 실천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떠오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파국도 우려되는 상황으로 창조적 파괴와 창조적 혁신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 기후위기가 곧 돈의 문제가 된다.
'그린머니가 움직인다'에서 환경경제학의 관점에서 새로운 불평등과 사회적 재난에 맞설 해법을 제안한다.
지난 1세기 이상 화석에너지는 인류에게 전례 없는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생존을 위해 화석연료 시대의 종료를 선언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의 대응을 놓고 전 인류가 역사적인 대전환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말한다.
특히 주목할 거슨 미국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 정책이다. 그린뉴딜은 탈탄소·순환경제·자원절약을 지향하는 '녹색'에,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회통합을 의미하는 '뉴딜' 정책을 합한 단어. 그런데 이면에는 철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숨어 있다.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닌 그러나 선진 강대국도 아닌 대한민국은 국토면적 대비 원전 밀집도와 미세먼지 농도 OECD 38개국 중 1위, CO2 배출량 세계 7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너무나 취약한 성적표를 받아든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클린턴 전 대통령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미국 4개 행정부의 에너지부 자문위원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 국제 관계 전문가 다니엘 예긴과의 화상 대담. 그는 에너지 전환으로 국가와 지역 간의 지위가 변화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지도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한다.
거대한 전환을 향해 가는 유럽연합, 미국, 중국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 속에서 대한민국의 강점은 무엇일까.
유럽의 녹색전환 정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다가오는 정책은 '탄소국경조정제도'. 유럽 내에서 탄소에 매기는 가격과 EU에 수출하려는 해당 제품에 매겨져 있는 탄소 비용의 차이를 조정하겠다는 정책으로 수출 의존 국가인 대한민국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금융기관들도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돈의 흐름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GDP의 다섯 배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투자회사 블랙록(BlackRock)은 탈탄소 경영을 투자 결정의 최우선순위로 삼겠다고 선언했고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APG는 한국전력이 해외 석탄사업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투자액 6천만 유로 전부를 매각했다.
쉽고 명확한 금융 분석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건영 금융전문가(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이 세계 금융 시장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본다.
오건영 금융전문가(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은 "기업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펼쳐지겠죠. 성과 및 자금 조달 여력이 차별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주가 및 채권 가격의 차이가 커지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헤게모니 국가들과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이미 판은 짜여졌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그 판에 뛰어들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단 한 차례도 탄소 배출량을 줄여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경제를 키워야 하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좌초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기존에는 사업성이 있어 투자가 이뤄졌으나 시장 환경의 변화로 가치가 하락하고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자산을 뜻한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국은 좌초자산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전환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도 있지만 동시에 상실되는 일자리도 엄청나다. 이 사회적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회색 일자리를 녹색 일자리로 바꾸어야 한다.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으로 영향을 받는 개인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전직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확보해나가야만 한다.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꿀 수밖에 없는'상황에 처해있는 대한민국. 우리에게 기후위기 대응은 세계의 경제 주권을 장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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