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씨 영향력 두고 갑론을박…악재 미리 잘라내 ‘차라리 잘 됐다’ 반응도
윤석열 후보는 인사에 신중한 스타일로 평가 받는다. 검찰 시절부터 한 번 발탁한 측근들은 좀처럼 내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럼에도 표면적으로나마 무속인 전 씨를 ‘손절’한 것은 그만큼 사안의 폭발성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규정짓고 맹공을 퍼붓는 여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거셌던 것에 대해 윤 후보는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내홍을 가까스로 수습한 뒤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상황에서 또 다시 집안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윤 후보가 조기 진압에 나섰다는 얘기다.
사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경선 때부터 무속인 전 씨와 그 일가가 윤 후보를 돕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전 씨가 무속인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지금까진 정치신인 윤 후보를 돕는 조력자 정도로 생각했다”면서 “전 씨로부터 이런 저런 업무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 꽤 있긴 하다”고 귀띔했다.
여권은 전 씨가 ‘실세’였다면서 윤 후보의 일정, 메시지 등을 관리하고 인재 영입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 후보 측근들은 선대위에서의 전 씨 위세가 그리 큰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 측의 한 중진 의원 설명이다.
“백 번 양보해서 경선 때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대선 레이스에선 전혀 그럴 여지가 없다. 각 파트별로 움직이는데, 별다른 직함도 없는 특정인이 선대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보나. 불가능하다. 만약 그랬다면, 진작 문제가 터졌을 것이다. 제2의 최순실 운운은 여당의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 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이 일정 부분 근거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 씨가 몸담고 있었던 네트워크본부 핵심 업무는 전국 조직을 다지는 것이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윤 후보의 정치적 기반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전 씨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의 선대위 관계자는 “오죽하면 이렇게 문제가 됐을까 싶다. 선대위 내부에선 전 씨의 역할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면서 “이번에 터진 게 ‘차라리 잘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악재를 미리 잘라낸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국정농단 사태까지 갈 것도 없이 이번 논란을 반면교사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논란이 벌어지자 전 씨는 모든 연락을 끊은 뒤 자신의 거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선대위를 떠나기 전 주변에 “아무런 사심 없이 윤 후보를 도우려 했을 뿐인데 억울하게 공격을 당했다. 후보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고 한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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