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못 속여’ 이재아 등 꿈나무에 초점 ‘신선’…‘작전타임’ 이정후 등 후광 벗고 잘나가는 스타 관찰
#2세 예능 '스포테이너'로 활로 찾나
최근 론칭된 대표적 2세 예능은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피는 못 속여)와 KBS 2TV ‘우리끼리 작전타임’(작전타임)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내로라하는 스포테이너들이 대거 참여했다.
1월 10일 포문을 연 ‘피는 못 속여’는 1세대 스포테이너인 강호동이 진행을 맡았다. 이동국(축구), 김병현(야구), 이형택(테니스), 남현희(펜싱) 등이 출연한다. 이동국은 테니스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딸 재아가 권순우 선수와 만나 지도와 조언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빠한테는 저런 얘기를 안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병현의 딸 민주는 골프선수 김미현의 추천으로 최근 골프를 시작했다. 아빠를 닮아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민주에 대해 김병현은 “제구력과 스핀이 남다르다. 처음 던지는 여자애들 중에 민주처럼 하는 애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피는 못 속여’가 ‘스포츠 꿈나무’에 초점을 맞춘다면, 1월 19일 방송을 시작한 ‘작전타임’은 전설이라 불리는 스포츠 선수 부모와 그 피를 이어받아 이미 출중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자녀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골프 여제’인 박세리가 MC로 나선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 프로야구의 어제와 오늘을 책임지고 있는 이종범-정후 부자를 비롯, 한국 체조계의 간판인 여홍철-서정 부녀와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남규와 그의 딸 예린 등이 출연한다.
왜 이 시기에 스포테이너들을 필두로 한 가족 예능이 앞다투어 론칭될까. 이는 최근 스포테이너들이 방송가에 대거 등장하며 인력풀이 형성된 것과 관련 있다. 각 분야에서 이미 국민적 관심을 받던 이들의 예능 도전은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들의 자녀 역시 그동안 미디어 노출이 적었기 때문에 대중이 느끼는 거부감 역시 낮은 편이다.
한국의 프로 스포츠 역사가 길어지면서 대를 이어서 운동을 하는 스포츠 선수 가족이 늘어난 것도 호재다. 아버지 세대에서 인기를 얻은 후 어느덧 그 자녀 세대들이 각 종목을 이끌어가는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시대가 됐다. 항상 트렌드를 창출하고 이를 이끌어가는 방송 제작진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다.
‘작전타임’을 연출하는 박은희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시즌1은 10부작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야구 농구 축구 체조 육상 씨름뿐 아니라 동계올림픽 선수까지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스포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계올림픽부터 월드컵까지 있다. 그래서 해외서 활동하는 선수 등 출연진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인지 공개는 극비”라고 말했다.
#‘금수저 논란’ 벗어날까?
그동안 숱한 연예인 2세 예능이 명멸했다. SBS ‘붕어빵’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고 MBC ‘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얻은 후 SBS ‘오 마이 베이비’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유사 프로그램이 론칭됐다. 이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관찰 예능’의 인기와 맞물려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tvN ‘둥지 탈출’과 SBS ‘아빠를 부탁해’ 등이 잇따라 공개됐고, 대중은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연예인 부모를 따라 TV에 얼굴을 비치고, 인지도를 쌓은 2세들의 연예계 진출이 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소위 ‘금수저’라는 지적이었다. 대부분의 신인들이 미디어에 노출될 기회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반면, 유명 연예인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그 기회를 얻게 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
이후 육아 예능에 대한 인기가 식고 관련 프로그램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논란 역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피는 못 속여’와 ‘작전타임’ 등이 론칭된 것이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기존 2세 예능과는 ‘다르다’는 반응도 적잖다. 스포츠의 경우, 단순히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력을 통해 뚜렷한 성적을 보여야 한다.
게다가 ‘작전타임’의 경우 이정후는 이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이고, 여서정 역시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국내 최초로 여자 기계체조 부문 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다. 그들의 부모님인 이종범, 여홍철 역시 각 분야의 전설이지만, 현역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정후, 여서정이 은퇴한 부모의 후광을 입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MZ세대에 속하는 젊은 선수들의 마인드 역시 다르다. 현역 선수로서 바쁜 훈련 일정을 소화해야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여홍철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생활 노출을 안 하는데 (여)서정이가 하자고 했을 때 반대를 좀 했다. 집에 와서 찍는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는데) 촬영 때 서정이가 긴장을 좀 하더라. 경기를 하다 보면 ‘카메라가 찍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하는데 (예능은) 바로 달라붙어 촬영하니까 긴장했다. 찍은 뒤엔 괜찮다더라”고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결국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작진은 대중이 ‘특혜를 받는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로 표현 수위를 조절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관찰 예능이 방송가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이 역시 성장통을 겪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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