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 수수료 1%로 매출 11억에 불과…공공성과 수익성 양립이 숙제
공공배달앱은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 거제시의 배달올거제, 강원도의 일단시켜 등이 있지만 누적 거래액 1000억 원을 넘긴 것은 경기도의 배달특급이 최초다. 물론 1353만 명에 달하는 경기도의 많은 인구수와 충분한 자금력 등이 뒷받침됐다는 해석도 있다.
거래액 1100억 원을 넘겼지만 배달특급이 갈 길은 멀다. 지난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약 23조 원이다. 전체 파이를 거래액으로 나눠봤을 때 배달특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매출 면에서는 더 그렇다. 기존 배달 앱 업체가 평균 6~7% 이상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광고비 등을 별도로 받아 수익을 남기는 것과 비교하면 배달특급은 광고비가 없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기 때문에 매출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가령 누적 거래액(1100억 원)의 중개 수수료(1%)를 주요 매출로 본다면 배달특급은 서비스 개시 후 11억 원 정도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한 셈이다. 배달특급은 2020년 20억 원, 2021년 107억 원, 올해 80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2020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1조 953억 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52억 원과 214억 원이었다.
이런 배달특급을 바라보는 시각은 필연적으로 갈린다. 한쪽은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어 세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고 다른 쪽에서는 배달특급의 존재 이유가 단순 매출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김지나 경기도의원은 지난해 9월 도정 질문에서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지나치게 경기도에 의존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배달특급의 지속성에 대해 따져 물었다. 김 의원 외에도 여러 도의원들은 세금으로 공공배달앱 사업을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자영업자들도 배달특급이 극적인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배달특급을 홍보하는 쪽에서는 기존 앱보다 배달특급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와 중개 수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는 사례를 강조하지만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은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자영업자는 “민간 배달앱 주문이 대부분이다. 배달특급이 주문이 많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특수한 경우일 것”이라고 했다. 한 이용자는 “음식점 수수료가 낮다는 건 알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아무 이득도 없는 공공배달앱을 쓸 이유가 없다”고까지 했다.
반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은 배달업계의 불공정한 시장을 바로잡고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에 대한 최소한의 대안 역할을 하기 위해 민과 관이 합작한 프로젝트”라고 알려왔다. 배달특급의 존재 의미를 수익보다 공공성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은 지역화폐를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자 그로 인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민간 배달앱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낮은 수수료 혜택을 보는 소상공인이 자발적으로 할인 이벤트 등을 마련해 소비자도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올해 배달플랫폼을 기반으로 종합 커머스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가 배달특급이 자리를 잡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시기라는 의견이 많다. 세금 먹는 하마가 될지 공공성과 수익성 모두를 갖춘 정책 성공 사례가 될지 배달특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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