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통 관심사 ‘연애 예능’ 글로벌 흥행…일반인 출연자 섭외 빌미 사기 범죄 우려도
‘솔로지옥’의 송지아는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있었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김태호 PD의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는 해외는 물론 국내서도 이렇다 할 반향을 얻지 못한 데 반해 ‘솔로지옥’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송지아가 있다.
‘기생충’을 비롯한 한국 영화,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 그리고 BTS(방탄소년단)를 중심으로 한 K팝이 연이어 세계무대를 제패하는 상황에서 과연 예능도 글로벌 흥행이 가능할지는 오랜 기간 미지수였다. 예능은 국가와 민족마다 문화가 달라 전 세계인이 열광할 글로벌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이 각국에서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시리즈로 제작되는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드는 대신 적어도 해당 국가에서는 흥행 요소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OTT 예능은 글로벌 흥행보다는 각국에서 OTT 가입자 증대에 효과적이라고 판단으로 제작돼 왔다.
2021년 12월 18일 글로벌 공개된 8부작 ‘솔로지옥’은 화려한 젊은 남녀가 벌이는 솔직한 데이트 매칭 프로그램으로 ‘연애’라는 전세계인의 공통 관심사를 활용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솔로지옥’이 실질적인 연예계 데뷔작인 송지아는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화려하고 매력적인 외모에 자존감이 높지만 쿨한 성격으로 남성 출연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송지아는 능수능란한 연애 심리전까지 갖춰 ‘연애 국가대표’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물론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뒤 상당히 큰 진통을 겪고 있기도 하다. ‘가품 논란’으로 시작해 ‘성 상품화 논란’을 거쳐 과거 중국판 유튜브인 빌리빌리 운영 당시 김치찜을 소개하며 자막에 ‘김치’가 아닌 ‘파오차이’를 사용했다는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스타가 되는 과정의 또 다른 관문인 악성루머에 휘말리기도 했다. 현 소속사와 현재 거주 중인 집 등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최근 상황을 연예계에서는 하나의 통과의례로 보고 있다. 대중이 전혀 모르던 여성이 갑자기 스타가 되면 엄청난 관심과 호기심이 집중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선 자극적인 부분이 먼저 화제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가품 논란’, ‘성 상품화 논란’, ‘파오차이’ 등이 그렇다. 풀리지 않는 호기심은 결국 악성 루머로 발전하는데 송지아 역시 그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실제로 데뷔 전 치명적인 문제가 감춰져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나 겪는 데뷔 초 진통으로 대중과의 접촉이 늘어 관련 정보가 많아지면 서서히 극복된다”고 분석했다.
연예계에서는 2022년에는 제2의 송지아, 제3의 송지아가 거듭해서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 예능의 글로벌 흥행 여력이 입증된 만큼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업체는 물론이고 국내 OTT 업체에서도 각종 예능을 제작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흥행을 위해 ‘솔로지옥’ 같은 일반인 출연 예능이 더 각광을 받고 있는데 ‘제2, 제3의 송지아’를 찾는 게 제작사들 입장에서는 가장 큰 흥행 비결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연기와 노래, 안무 등 별도의 연습 과정이 필요한 영역도 아닌 터라 스타성과 끼, 매력적인 외모와 성격 등을 갖춘 일반인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벌써 몇몇 제작사에서 송지아의 경우처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해온 이들을 위주로 출연 섭외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지상파 방송국 PD 출신인 한 외주제작사 임원은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흥행까지 가능한 영역이 ‘여행’과 ‘먹방’으로 알려졌지만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비와 노홍철이 출연한 ‘먹보와 털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반면 연애 예능 ‘솔로지옥’은 완전 터졌다”라며 “2022년에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양한 OTT에서 오리지널 연애 예능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인데 관건은 화제성을 갖춘 일반인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이다. 연애 예능과 오디션 예능은 어차피 어떤 일반인 출연자가 나오느냐가 핵심”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길 위험성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연예인으로 데뷔시켜주겠다며 속여 거액의 돈을 받아 가로채거나 성적 요구를 하는 무늬만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사기사건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연애 예능 출연 약속은 연예인 데뷔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터라 “유명 OTT 업체에서 준비 중인 연애 예능에 출연시켜주겠다”며 비슷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연예 관계자들은 이런 종류의 출연 제안을 받을 경우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서의 외주제작사 임원은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검찰청, 경찰서에서는 절대 전화로 금융거래 정보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제작사에서도 출연 섭외자에게 금전이나 성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함께 고생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 좋은 출연자라면 출연료 등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섭외하려는 게 정상”이라고 조언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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