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아무개 씨 언급 “오른팔들” “내 회사” 싸이월드 공통분모…싸이월드제트 측 “김호광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이미 고소했다”
싸이월드제트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엔 통칭 ‘JB’ 혹은 ‘제이슨’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있었다. 그의 정체는 김 아무개 씨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해 싸이월드제트 측은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김호광 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김 씨는 2020년 7월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그런데 이런 김 씨가 싸이월드제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일요신문은 이를 보도했다.
보도 이후인 2022년 1월 3일 싸이월드제트 측은 서면을 통해 “사실확인 결과 싸이월드제트와 김 씨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김 씨가 싸이월드제트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싸이월드제트 최대주주인 인트로메딕은 1월 12일 ‘허위사실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당사의 임원과 주가조작 전과자가 관계가 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기사화되고 있다”면서 “인트로메딕 임직원과 싸이월드제트 대표이사 등은 기사에서 거론한 인물과 어떠한 교류가 없다.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은 일각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요신문이 입수한 이메일과 텔레그램 자료 속엔 싸이월드제트와 인트로메딕 측 해명과 상반되는 내용이 담겼다. 첫 번째 자료는 2021년 9월 2일 싸이월드 각자대표였던 김호광 씨가 보낸 이메일이다. 김 씨는 이날 'jasonz.cyw@*****.***'이란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다. 제이슨은 김 씨 별칭으로 알려진 그 이름이었다. cyw는 싸이월드 영어 철자 첫 세 글자를 딴 것으로 추정된다.
김호광 씨는 제이슨이란 아이디를 가진 인물에게 “안녕하세요. 김호광입니다. 김 회장님. 주신 확인서에 대한 수정본을 봤습니다”로 시작되는 이메일을 보냈다. 김호광 씨는 제이슨이라는 인물을 ‘김 회장님’이라고 불렀다.
김호광 씨가 보낸 이메일의 참조자엔 싸이월드제트 현직 임원 두 명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싸이월드제트 최대주주 인트로메딕의 재무이사 재임 경력이 있는 오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부사장과 이 아무개 싸이월드 부사장이다.
다음 자료는 ‘김 회장님’이 2021년 9월 17일 오전 11시 13분에 발송한 이메일이다. 해당 메일엔 참조자가 셋이다. 오 아무개 부사장, 이 아무개 부사장 그리고 신원이 불명한 1명이 있다.
김 씨는 “김호광 대표님, 싸이월드제트와 3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김호광 대표께서 답변하고 계시는 형태를 한번 보시길 바란다”면서 “본인이 원하는 때에 본인 질문 중 일부만 선별해 답변을 주고 계셔서 싸이월드제트는 똑같은 질문의 반복을 계속 드리고 있다. 메일에 대해 조금만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메일에 대해 싸이월드제트 측은 “사실이 아니다. 제이슨이 김 씨라는 증거가 무엇인가. 김호광 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일요신문은 김호광 씨 휴대폰에 김 씨로 저장된 인물과 주고받은 왓츠앱(모바일메신저) 대화내용도 입수했다. 2021년 3월 25일 왓츠앱 대화에서 김 씨는 자신의 오른팔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최 아무개 대표와 손 아무개 씨, 이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경영지원실장(현 부사장), 싸이월드제트 최 아무개 씨와 이 아무개 씨가 자신의 오른팔들이라고 했다. 손 아무개 씨 앞에 기재된 ‘슈퍼맨’이란 회사에 대해선 “제 회사에요”라고 언급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김호광 씨가 김 씨와의 대화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진위를 따지기 어려운 내용이다. 진짜 김 씨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름만 김 씨라고 저장해놨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취재 결과 손 아무개 씨가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슈퍼맨씨엔엠의 사무실 주소는 싸이월드제트 주소와 동일했다. 슈퍼맨씨엔엠 법인등기부등에 따르면 사내이사 중엔 김 씨 처남 관계인 것으로 지목된 이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부사장 이름도 있었다. 슈퍼맨 대표이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회장으로 소개된 손 대표는 해당 메신저를 주고받은 지 3개월 뒤인 2021년 6월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로 취임했다.
2021년 3월 31일에 주고받은 왓츠앱 톡방에선 김 씨가 제3자에게 이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부사장을 “내 처남이야”라고 소개한 텔레그램 내용이 캡처돼 전송돼 있었다. 김 씨 본인이 직접 이 부사장을 처남이라고 언급한 자료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1월 3일 일요신문에 서면 입장을 전하며 이 부사장과 김 씨가 가족관계라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21년 5월 20일 왓츠앱 대화에선 김 씨가 김호광 씨에게 “인트로메딕 오너 김OO의 덤앤더머 질문의 답변 좀 가르쳐 주세요”라면서 다른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캡처해 전송했다. 캡처된 대화 내용은 ‘김OO’이라는 인물이 김 씨를 향해 코인 판매와 관련한 자문을 구하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인트로메딕 오너’라고 소개된 김 아무개 씨는 2022년 1월 3일 부로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로 부임했다.
이메일과 텔레그램을 주고받은 당사자인 김호광 씨가 대표로 재임 중인 기업 베타랩스 관계자는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떠나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고자 자료를 공개하게 됐다”면서 “도피자 신분인 김 씨와 현 싸이월드제트 임원진 사이에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으며, 김 씨가 싸이월드제트 경영에 깊숙이 개입한 점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트로메딕 측은 “저 대화에 나오는 김 아무개 씨는 절대 오너가 아니다”라면서 “뿐만 아니라 김호광 씨의 일방적 억측, 허위 주장이고 따라서 이미 김호광과 베타랩스 측을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이미 고소했고, 현재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입수한 자료 5건 내용에 따르면 싸이월드제트의 물줄기가 김 씨로 향해 있다. 일요신문은 김 씨에게 두 차례 이메일을 보내 싸이월드제트 경영개입 여부를 질의했다. 그러나 김 씨는 이메일을 읽지 않았다.
김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1월 21일 통화에서 “모 대기업과 미팅이 있어 문자나 이메일로 질의 내용을 보내면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일요신문은 김 대표에게 문자와 이메일 두 채널을 통해 서면 답변을 요청했다. 문자엔 응답이 없었고, 이메일은 읽지 않았다.
손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와 이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부사장, 오 아무개 싸이월드제트 부사장에게도 각각 김 씨를 둘러싼 싸이월드제트 경영개입 의혹 등을 질의했다. 이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지난해 12월 21일 김호광 씨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했고, 1월 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참석 주주 전원 동의를 받아 이사에서 해임했다. 김호광 씨는 일부 언론 등을 통해 해임의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에게 △싸이월드를 사칭하지 말 것 △싸이월드 토큰 발행이 사실이라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싸이클럽 토큰 시세 부양을 위한 허위사실 보도 행위 중단, 쟁글(가상자산 공시 관련 사이트)에 허위공시 중단 및 정정, 삭제 등을 요청했지만 김호광 씨는 싸이월드 브랜드 사칭과 남용을 일삼았고, 허위사실 공시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또한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가 싸이클럽 관련 코인이 될 뻔 했던 싸이도토리를 싸이월드제트에 허락도 구하지 않고 2억 개를 사전 판매, 미화 1440만 달러를 취한 사실을 3개월이 지나 알게 됐다. 이에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를 해임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는 일부 언론을 찾아다니며 김 아무개 씨가 싸이월드제트 실세라는 의혹을 제기했다”면서 “김호광씨를 업무방행 및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추가 고소장을 제출한데 이어 2월 21일 3차 고소장을 제출한다. 김호광 씨 불법행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가 코인전문가를 자처하며 싸이월드제트에 접근할 당시, 자신이 20년 전 SK컴즈 직원으로서 싸이월드 개발팀이었다는 허위이력으로 다가왔다”면서 “이후 끝까지 허언과 거짓말을 일삼았다. 이젠 그에 대한 법적처벌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와 체결하였던 코인발행합의서를 2022년 1월 17일 해지했다. 더 이상 김호광 씨와 싸이월드, 싸이월드제트, 그리고 싸이월드제트가 발행하는 코인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싸이월드제트는 “2월 17일 빗썸 코리아는 김호광 씨가 관계된 토큰 싸이클럽에 대한 투자유의지정을 했다. 싸이클럽은 싸이월드 관련 리브랜딩 코인일 뿐, 싸이월드 오픈 시 싸이월드에서 사용될 코인이 아님을 명확히 알려드린다. 김호광 씨는 자신이 부당한 해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자 싸이월드제트 흠집내기를 계속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김호광 씨 싸이도토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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