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임인년, 한 해의 복을 가득 담은 형형색색의 만두의 향연이 펼쳐진다. 나누면 복이 두배, 설날 맞이 만두 이야기를 찾아가본다.
파로호의 겨울이 돌아왔다. 북한강 협곡을 막아 축조한 이 호수는 잉어, 붕어, 메기, 쏘가리 등 담수어가 풍부해 낚시터로 각광을 받는 곳. 인근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사계절 내내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오늘도 마을 주민인 김봉환 씨(63)와 이정옥 씨(57)가 파로호로 고기잡이에 나선다. 이맘때는 참붕어와 빙어가 주요 어종으로 두께가 30여 cm에 달하는 얼음을 깨고 그물을 설치해두면 한창 때만은 못하지만 이웃과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확을 거둘 수 있다.
김봉환 이정옥 부부와 함께 사발 오토바이를 타고 한겨울 얼음낚시를 떠나본다. 아무리 추워도 나누는 재미가 있기에 파로호의 겨울은 풍성하고도 따뜻하다.
김봉환 씨 부부가 참붕어 몇 마리와 빙어를 들고 윤명구 씨(59)네를 찾았다. 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어서 요리 솜씨가 좋기로 마을에서 소문이 자자한 윤명구씨는 8년 전에 이 마을로 이사를 온 귀촌인이다.
이웃들과 친구처럼 지내다보니 도시에 살 때보다 사는 재미가 쏠쏠한다는 윤명구 씨와 함께 시래기붕어찜을 준비한다. 푸짐한 붕어찜 한 상에 나눠먹는 재미로 만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만두는 강원도와 경기도 등지에서 즐기던 음식이다. 예로부터 설날에 쌀이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떡국을 밀이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만둣국을 끓였는데 강원도에서는 겨우내 얼려두고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끓여먹던 것이 만둣국이기도 하다.
이웃이 여럿 모였으니 윤명구 씨가 오랜만에 솜씨자랑을 한다. 첫 번째 야심작은 석류탕이다. 만두를 석류모양으로 빚어서 탕을 끓이는데 색색의 만두가 어우러진 궁중음식이기도 하다.
여름에 만들어먹었던 규아상도 선보인다. 규아상은 소고기, 오이채 등을 미리 볶아서 얇은 만두피에 감싸고 짧은 시간에 쪄내는 만두인데 여름에는 이것을 냉국에 띄워 먹으면 냉면 못지 않은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밀가루가 귀했던 조선시대에 만두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그것이 지금은 간편식의 대표주자가 됐으나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만두 한가지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다. 옛 만두부터 지금의 만두까지 우리가 몰랐던 만두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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