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 더 두터워진 세 사람의 케미가 한층 더 빛난다. 평소 가보지 않은 곳을 가기도 하고 또 언제가도 좋은 곳을 다시 찾기도 하며 제주를 마음껏 즐기는 세 사람. 그들의 여행은 예측 할 수 없는 순간들이 쌓여 오히려 좋다. 제주에 살면서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감귤 따기가 주는 뜻밖의 소확행이 그렇고 차량 충전을 위해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의 쉼이 그렇다.
조금 특별한 여행지를 찾았다. 바로 이선희와 윤도현, 두 사람의 음악을 닮은 곳이다. 먼저 찾은 곳은 동백꽃 군락지. 겨울에 피고 지는 동백꽃은 이선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꽃이다. 가지 끝에서 한 번, 꽃이 지고 땅에서 또 한 번,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에서 펴 세 번 핀다는 동백은 이선희로 하여금 직접 곡을 쓰게 만들었다.
그녀가 직접 만든 노래 '동백꽃'의 탄생 비하인드와 더불어 잠결에서까지 찾아 헤맨 음악적 영감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가 그간 '노래'에 얼마나 진심으로 다가갔는지 짐작케 한다.
윤도현에게 제주는 삶의 터전이자 음악의 터전이다. YB의 10집 앨범은 제주에서 음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다. 실험적 음악이 가득한 이 앨범은 사람들과 잠시 떨어져 숲에서 작업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윤도현은 당시의 작업 과정을 떠올리고 또 YB 멤버들과 함께한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서로 싸우고, 고민하며 오랜 시간 '국민 밴드'로 사랑받은 YB. 그들의 모습은 마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같은 곳에 뿌리 내려 천년 동안 숲을 이룬 제주도 비자림과 닮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윤도현이 이선희, 이금희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은 바로 캠핑이다. 캠핑 초보인 두 사람을 위해 글램핑 시간을 준비한 윤도현. 자타공인 캠핑 마니아인 윤도현은 손수 재료를 손질하고 고기를 굽는 것은 물론 밥과 찌개까지 직접 만들며 지금껏 다져온 요리 실력을 뽐낸다.
눈과 입 모두가 즐거운 글램핑의 매력에 푹 빠진 이선희와 이금희의 모습에 윤도현은 마냥 뿌듯하다.
그리고 특별한 손님이 글램핑장을 찾았다. 윤도현의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곽도원이 그 주인공. 제주에서 살고 있는 그는 이선희, 이금희가 제주를 찾았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특유의 친화력과 반전의 애교로 제대로 막내 역할을 한 곽도원. 그와의 만남은 뜻하지 않게 만나 오히려 좋은 여행의 행운과도 같다.
모닥불의 온기가 글램핑장의 찬 기운을 감싸주는 시간. 겨울밤이기에 오히려 좋은 순간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들 아래 네 사람의 이야기도 점점 무르익어갔다. 윤도현의 기타 선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제주여행 두 번째 밤. 곽도원이 선창한 이선희의 노래는 이금희, 윤도현으로 이어지고 캠핑장은 어느새 작은 공연장이 되어갔다.
예측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쌓여 여행이 되고, 추억이 되고, 살며 한 번씩 꺼내볼 기억이 된다는 게 '오히려 좋았던' 네 사람의 제주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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