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와 전갈, 쥐며느리와 독거미. 박멸해야 할 해충의 이름이 아니다. 이들은 바로 희귀 애완동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최근 개와 고양이가 아닌 희귀동물을 반려 및 관상용으로 기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느는 만큼 부작용도 만만찮다.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국제 협약(CITES) 대상종들이 거실과 안방에서 키워지고 번식되며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는 2022년 현재, 독특한 외모, 생활사, 사육법 등 다양한 매력으로 반려인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희귀 반려동물이 계속해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까.
개인 애호가부터 해외 유명 브리더까지 희귀동물을 반려하는 키우는 사람들과 그들의 주장을 살펴보고, 희귀동물 사육을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들어본다.
아시아 최대 벼룩시장인 짜뚜짝 시장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자유롭게 전시 및 판매되고 있다. 좁은 우리에 갇혀 전시되고 있는 미어캣, 카라칼, 서벌고양이, 설가타육지거북은 사실상 국제적 거래가 규제되고 있는 국제적멸종위기종이다.
더군다나 국내에선 개인 사육이 금지된 원숭이들이 태국의 농장에선 대규모로 번식 및 사육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들을 종종 사러 온다는 농장주의 충격 증언까지 전세계 희귀동물의 허브 중 하나인 태국 짜뚜짝 시장에서 마주한 충격적인 실태를 담았다.
'뉴기니아, 아마존 앵무 삽니다' 인터넷 카페에 글 하나만 올리면 곧바로 업체들의 연락처가 댓글로 달린다. CITES 1급인 회색앵무의 어미가 신고되지 않고 번식되고 있다는 제보가 빗발치는 한 조류원. 신고되지 않은 국제적멸종위기종이 수십마리씩 사육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담당 유역청 관계자들과 함께 단속에 나섰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개, 고양이를 제외한 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약 15만 가구에 달한다. 그런데 파충류로 대표되는 '희귀동물 사육'은 '마니아틱한 취미'이자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왔다.
아파트에서 200여 마리 뱀을 사육하고 이름을 지어주는 20대의 여성부터 두 아이들과 아내 등 가족들과 함께 460여 마리의 대형 거미 타란툴라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평범한 가장'까지 희귀동물에 푹 빠진 평범한 이웃들을 만나본다.
'브리더'는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통해 어린이들, 그리고 청년들 사이에서 유망 직업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브리더는 특정 동물 종을 사육하고 교배시켜서 우수한 종을 번식시켜 판매하는데 이미 전세계적으로 특정 종을 대규모로 번식시키는 해외 브리더가 존재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도 자타의 인정을 받는 전문 브리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멘델의 유전법칙'을 바탕으로 모프(Morph, 피부의 무늬)를 만드는 볼파이톤(뱀) 브리더를 만나보고, 그들이 생각하는 브리딩의 의미에 대해 들어본다.
최근 수도권 도심 한복판에서 발견된 회색앵무와 늑대거북. 두 마리 동물은 바로 CITES(멸종위기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대상종으로 전세계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번에 구조된 회색앵무와 늑대거북 뿐만 아니라 흰손긴팔원숭이, 사막여우, 마모셋 원숭이까지 개인의 불법 사육 중 몰수와 밀수 단속 과정을 통해 가까스로 구조되 동물들.
국립생태원 CITES동물 보호시설에서 보호 및 보살핌을 받고 있는 이들 동물을 통해 희귀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의 양이원영 의원은 '야생생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야생동물의 수입·유통·보관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백색목록'을 국가에서 지정해, 이 목록에 해당하는 동물만을 수입, 양도, 양수, ·보관, 폐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희귀동물 애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개정안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며 희귀동물 업계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와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이태원 회장을 만나 희귀동물을 사육자가 늘어나는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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