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총 10만 8379명, 하루 평균 296명의 노동자가 업무 중 다치거나 병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27일부터 형사 처벌 대상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포함함으로써 산재사고 예방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하루가 멀다고 일어나는 산업 현장에서의 사고들.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 일터로의 복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산업재해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모습을 쫓았다. 한편 이번 편은 안전 장비 없이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 죽음을 맞이한 노동자를 기린 노래 '그 쇳물 쓰지 마라'를 작곡한 가수 하림이 기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10개의 산재병원 중 한 곳으로 산재 발생률이 높은 반월시화공단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467병상 16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이지만 안산시 최대 규모의 재활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병원 환자의 대다수는 산재 환자들로 이뤄져 있다.
직장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누적된 피로가 쌓여 질병으로 이어져도 사업주와 동료의 눈치 때문에 아프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어렵게 산재 승인 신청을 해도 산재로 판정되기까지 본인의 부상이 직장에서 일어난 재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친 몸과 아픈 마음을 이끌고 긴 재활 길을 걷기엔 멀고 험하기만 하다.
이곳으로 오는 환자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학교 급식실에서 하루 1000명의 식판을 날랐다던 김애임 씨(61). 반복된 업무에 어깨를 다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다가오는 3월 개학식에 맞춰 학교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코로나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꽃집 사장 정정현 씨(58)는 임대료라도 벌기 위해 배달 일을 시작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왼쪽 무릎 아래 정강이 전체가 골절을 입었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그는 곧 있을 아들 결혼식에 불편한 다리로 걷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그저 올해는 꽃집이 잘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택배 일을 하다가 과로로 뇌출혈이 생겼다는 김진형 씨(40). 신경 손상 때문에 전신 마비가 된 것은 물론 인지 기능도 없다고 한다. 7개월째 눈을 깜빡이는 것만으로 의사 표현했던 그는 셋째 날에 모두가 깜짝 놀란 기적을 보여줬는데. 포근한 눈이 내리던 1월 제작진들은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포착했다.
재활을 향한 긴 여정을 걷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니다. 산재가 승인되고 직장으로 복귀한 후 돌아간 일터에서 다시 아프지 않을 때까지 그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 산업 현장을 그대로 마주하기 위해 때론 건물의 지붕 위로 올라가고 때론 500m의 지하로 들어가는 그야말로 현장을 뛰는 의사들. 그리고 매일 같이 환자들의 굳은 몸에 활력을 넣는 치료사들은 힘든 재활 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밖에서 보자"라는 말이 인사말이 되었다는 의료진과 환자들의 소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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