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태양광 철수 이후 회사 내 유일 적자 사업…상반기 원자재 비용 부담 여전 “3분기 턴어라운드 기대”
하지만 당초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흑자 전환을 자신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이슈가 발생하면서 93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GM 전기차 화재에 따른 충당금 7100억 원이 반영된 여파다. 충당금을 제외해도 적자인 것은 마찬가지라 VS사업본부에 대한 시선은 따갑다. 이로 인해 VS사업본부 직원들은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급을 받지 못했고, 그 여파로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본부 내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LG전자는 TV사업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450~710%,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400~660%, BS사업본부가 150∼400%, VS사업본부가 150%의 성과급을 받았다.
LG전자 VS사업본부 한 직원은 “신사업이라 가뜩이나 업무 피로도가 높은데, 미래 먹거리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성과급은 크게 차등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룹 내 중요 사업이라고 생각해 지망했는데, 동기들과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 1~2년만 기다려주고 계속 적자를 내면 또 엎어버릴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전 기대하지만…
아직은 VS사업본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실망을 줬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남아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LG전자 실적이 VS사업본부에 달렸다고 진단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로 인해 내구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TV와 PC시장은 역성장이 예상되고, 가전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위탁생산(OEM) 차질도 지속된다”면서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다가 공급망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3분기부터 VS사업본부의 성장 비전에 시장이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VS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영업이익 흑자전환)가 늦어지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엔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수주한 물량이 매출로 반영되면서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부품 등 물류난이 도통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엔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아직은 섣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물류난과 원재료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LG전자는 물류비로만 8500억 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평년의 2배가 넘는 비용 부담은 4분기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측면에서 역기저(전년 대비 부진) 환경이 계속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VS사업본부에 대해서도 “OEM 생산 차질과 반도체 조달비용 상승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부진했고,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유사한 영업환경이 유지될 것”이라며 “분기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을 특정할 수 없게 되면서 흑자전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위안”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나와의 합작사 설립 효과도 아직은 미미하다. 마그나는 GM, BMW,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마그나 효과로 새로운 매출처를 뚫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으나 아직은 큰 성과가 없다. 다만 LG전자 측은 진행 중인 사안이 있다고 밝혔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 담당은 지난 1월 27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LG마그나 조인트벤처(JV) 설립 이후 밸류 체인 전분야에서 협업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며 “제조 경쟁력, 구매 경쟁력 확보, 신규 거래선 개척을 통한 신규 수주에서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구조조정까지
지난해 예상하지 못했던 적자 및 그에 따른 성과급 쇼크는 VS사업본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특히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직원들의 전언이다. VS사업본부 다른 직원은 “전장·자동차 부품 특성상 이직시장이 활발해 떠나는 직원이 적지 않다”면서 “특히 개발직군은 현대차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내려진 태양광 사업 철수가 은근히 본부 분위기를 경색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패널 사업 또한 한때는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에 시달렸다. 지난해는 매출 8200억 원에 약 2000억 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15년 4분기 소폭 흑자를 냈다가 이후 24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24분기 동안 누적 적자는 2조 원에 달한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MC사업본부가 딱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상반기 사업을 종료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당장은 업무능력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과장급 이상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50세 이상일 경우 연간 급여의 최대 3년 치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태양광 사업 정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민영훈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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