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이틀간 ‘차기 대통령 국정 기조’와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과제’에 대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국정기조에선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큰 개혁’을 바란다는 응답자 비율이 38.6%로 가장 높았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제자리로 복귀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28.4%, ‘현 정부 정책의 안정적 계승·발전’을 바라는 응답자는 25.5%였다. 기타라고 응답한 비율은 4.6%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2.9%였다.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 과제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선 ‘부동산 가격 안정화’라고 응답한 비율이 32.6%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18.3%, ‘현 정부 적폐 수사와 처벌’ 응답은 15.4%로 그 뒤를 이었다.
‘평화를 위한 국방력 강화’와 ‘4차 산업혁명 기반확충’에 대한 응답률은 각각 13.2%와 12.5%를 기록했다. 기타라는 응답은 6.4%,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1.7%였다(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통령 국정기조 여론조사에서 힘을 얻은 것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개혁론’이었다. 개혁론은 전 지역과 성별에 걸쳐 응답률 1위를 기록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 모두가 개혁론에 힘을 실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에선 44.8%의 응답자가 개혁이 차기 대통령 국정기조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국민의당 지지층에서 강세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이에 응답한 비율은 48.4%였고, 국민의당 지지층 중엔 40.8%였다. 무당층 중에선 28.0%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40대는 현 정부 정책 계승과 발전을 바라는 항목에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 49.4%가 선택했다. 40대 응답자 중에선 36.2%가 현 정부 정책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금 더 세부적인 측면을 질의한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 과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부동산 가격 안정화’가 32.6% 지지를 받았다. 세대, 성별, 지지정당을 막론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는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혔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민심이 한 목소리로 가격 안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 양상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청권(대전·세종·충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모두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차기 대통령 정책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복수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기미를 보이는 수치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동안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정상화하기를 바라는 여론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라봤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차기 대통령 최우선 정책과제가 돼야 한다는 응답률은 18.3%였다. 충청권에선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차기 대통령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응답률이 24.8%를 기록했다.
충청권에 한정해선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부동산 가격 안정화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호남(광주·전라) 지역에선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23.9%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대한 응답률이 20%가 넘은 지역은 충청과 호남 두 지역이었다.
3월 1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1만 9241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막판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꽉 막힌 민생경제에 숨통을 터주는 동시에, 자영업자 등에 대한 피해 보상 관련 이슈는 차기 정부에 바통을 넘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 정부 적폐를 수사하고 처벌을 해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15.4%였다.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정권심판론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평화를 위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안보론’을 지지한 비율은 13.2%로 4위를 기록했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과 강원·제주 지역에선 안보론이 20%에 육박하는 응답률을 보였다. 영남권과 강원·제주에선 안보 강화라는 화두가 2위를 기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안보 경각심이 동부전선에서 더욱 높게 나타난 형국이다.
4차 산업혁명 기반 확충이 차기 대통령 최우선 과제라고 응답한 비율은 12.5%로 나타났다. TK와 강원·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응답률을 보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에선 ‘부동산 가격 안정화’가 21.8%,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20.2%, ‘4차 산업혁명 기반 확충’이 19.7% 지지율을 보이며 고른 분포를 보였다. ‘현 정부 적폐 수사와 처벌’과 ‘평화를 위한 국방력 강화’에 응답한 비율은 각각 13.4%와 9.5%를 기록했다.
차기 대통령 국정운영 기조 및 최우선 정책 과제 관련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현 정부에 대한 가장 큰 실망 요인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국정운영 기조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면서 “차기 대통령 최우선 과제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선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현실적 과제를 다음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바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대진 대표는 “차기 대통령 국정운영 기조에서 ‘개혁론’이 가장 큰 지지를 얻은 이면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지지 못한 세력 교체, 정치 교체, 세대 교체 등 ‘교체’라는 키워드가 가장 급선무로 떠오른 모양새”라면서 “최우선 과제 측면에선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방역 규제가 완화된 가운데 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바람을 다음 정부가 해결해줬으면 하는 민심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차기 대통령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개혁론이 가장 큰 힘을 받은 배경엔 국민적으로 깔려 있는 ‘모범생 콤플렉스’가 발현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는 “국정 기조와 관련해서 ‘개혁을 하지 말자’고 하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당위론적인 답변이 우세를 보이는 현상을 보인 것”이라면서 “최우선 과제에 있어선 응답자 각각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해결 과제’를 보다 세부적으로 선택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13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2년 1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조사방법 : 무선 100% RDD 방식을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8.6%
조사기간 : 2022년 2월 28일 ~ 2022년 3월 1일(2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